커진 기대감…추석 연휴 징크스, 네 마녀의 날 등은 걸림돌
증시를 무겁게 짓누르던 미국의 9월 금리 인상설이 수그러들면서 코스피의 안도랠리 지속 여부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모두 상승세로 전환하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에 다시 '파란불'이켜진 가운데 코스피도 5일 1% 넘는 상승 폭을 기록했다.
◇ 美 고용지표 부진에 힘 받는 증시…"완만한 상승세 지속"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 시간으로 지난 2일 밤 발표된 미국의 8월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밑돌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하기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급격히 힘을 받았다.
이에 지난 주말 글로벌 증시도 상승세를 보이며 호전된 투자심리를 나타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39% 오르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42%, 나스닥지수는 0.43% 각각 상승했다. 유럽 주요증시도 2% 안팎 급등했다.
코스피도 안도랠리 속에 이날 14개월여 만에 2,060선을 돌파했다.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 속에서 전 거래일보다 21.77포인트(1.07%)오른 2,060.08에 장을 마쳤는데,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가 2,060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7월 23일(2,065.07) 이후 약 1년2개월 만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화 약세(원/달러 환율 하락)도 펼쳐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1,105.1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2.1원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이 1,110원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18일 이후 12거래일 만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8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9월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며 "단기적으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도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금리인상 전망 후퇴와 함께 신흥국 증시 회복이 전개될 수 있다"며 "코스피 역시 이런 흐름에 연동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글로벌 정책 공조 및 기업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안도 랠리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중국 항저우에서 이날까지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정책 공조가 확인될 경우 코스피는 한층 더 상승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증시 상승세의 한 축으로 작용한 국내 기업의 이익 모멘텀도 아직 유효하다는 분석도 있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G20 정상회의에서 재정확대 정책에 무게가 쏠릴가능성이 큰 만큼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자금 이동이 일어날 수 있다"며 "한국을 비롯해 재정확대 여력이 있는 신흥국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석현 연구원은 "삼성전자[005930] 갤럭시노트7의 리콜 사태로 삼성전자 이익전망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더라도 코스피의 올해 영업이익전망은 124조원대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12월 인상 노이즈는 지속…추석 징크스도 경계해야 시장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경계심을 완전히 풀지는 못하고 있다.
연준이 당장 금리 인상에 나서진 않더라도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까지 연준 위원들의 발언 기조에 따라서는 크고 작은 변동성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시장의 부담 요인으로 남아있을 전망이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상승했지만, 달러 인덱스와 국채 금리도 소폭 상승했다는 점에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 우려는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노중 유화증권[003460] 연구원도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크게 보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작아지긴 했지만 지표 부진이 주가 상승을 지속적으로 견인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국내 증시가 추석 연휴 직후 약세장을 보이는 '징크스'도 상승 탄력을 제한하는요인으로 꼽힌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추석 연휴에는 코스닥지수의 하락 변동성이 커지는 계절성이 있다"며 "펀드 환매가 계속되면서 개별 종목 움직임이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달 8일에는 올해 들어 세 번째 맞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이 예정돼 있다.
주가지수 선물·옵션과 주식 선물·옵션 만기가 동시에 겹쳐 '네 마녀의 날'로불리는 이날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김정현 연구원은 "추석 연휴를 앞둔 차익매물 출회 가능성, 4분기 이후 글로벌변동성 확대 요인 등을 선제적으로 감안해 시장에 대응해야 한다"며 "이달 국내 증시는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낙관론을 경계해야 할 시기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