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시장 다크호스' SM그룹, 해운시장 보폭 넓힌다

입력 2016-09-02 06:11
계열사 대한해운 앞세워 '법정관리' 삼선로직스 경영권 확보



국내 1위이던 한진해운[117930]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으로 국내외 해운업계 판도가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M(삼라마이더스)그룹이 법정관리 중인 중견 해운사인 삼선로직스 경영권을 확보하는 등 해운시장에서의 보폭을 넓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M그룹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세를 확장해 온 재계 50위권 안팎의 중견그룹이다.



대한해운 외에 진덕산업, 조양, 벡셀, 남선알미늄[008350], 경남모직, 티케이케미칼[104480], 우방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M그룹 계열인 대한해운[005880]은 홍콩의 부실채권 투자회사인 로위 프라이머리 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267억원어치의 채권과 93억원 규모의 삼선로직스 보통주 501만607주를 인수하기로 했다.



대한해운은 이달 말까지 잔금을 납입하고 주식을 넘겨받을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대한해운은 비상장사로 법정관리 중인 삼선로직스 지분 73.8%(1천60만2천330주)를 확보해 경영권을 갖게 된다.



대한해운은 이미 삼선로직스의 회생채권 1천40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회생채권은 출자전환을 거쳐 559만1천723주(38.9%)의 보통주로 바뀌었지만경영권을 완벽하게 행사하기에는 모자란 지분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추가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삼선로직스가 법정관리를 졸업하게 되면 산하에 두고 거느릴 수 있게 됐다.



1983년 설립된 삼선로직스는 매출 및 보유선박 재화중량톤수(DWT) 기준으로 국내 10위권인 벌크선 전문 중견 해운사다.



2009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2년도 안 돼 졸업했지만 유동성이 악화돼 작년 7월 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그동안 비영업용 자산을 적극적으로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 경영 정상화를위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다.



이에 힘입어 삼선로직스는 올 상반기에 매출 1천59억원에 영업이익 164억원, 당기순이익 640억원을 거뒀다.



자본잠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법정관리 조기 졸업이 가능한 환경을 갖춘 것이다.



대한해운은 2013년 11월 SM그룹에 편입된 벌크선 전문 해운사다.



SM그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해운업황이 나빠지면서 경영난에 처한 대한해운을 인수해 해운업에 진출했다.



SM그룹은 대한해운의 삼선로직스 경영권 확보로 벌크 사업 부문에서 경쟁력이강화되고 관계사 간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005490], 한국가스공사[036460] 등과 장기 수송 계약을 맺고 있는 대한해운은 올 상반기에 별도 기준으로 2천354억원의 매출과 17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포스코 등으로부터 11건의 장기 계약을 확보한 삼선로직스는 해운대리점업을 하는 삼선글로벌 등 7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SM그룹 고위 관계자는 "모두가 해운업황과 경영환경이 어렵다고 하지만 장기적인 성장 전략과 목표에 따라 해운사 추가 인수를 결정했다"며 "삼선로직스가 클린컴퍼니로 탈바꿈해 계열사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SM그룹은 올해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는 SPP조선의 사천조선소 인수를추진해 주목 받았다.



그러나 채권단과의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SPP조선 인수는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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