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우려가 짙어지면서 29일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주가와 원화, 채권 값이 일제히 떨어지는 이른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의 금리 인상 이슈는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신흥국에서의 외국인 자본 이탈을 자극하는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15포인트(0.25%) 내린 2,032.35에 장을 마감하며 나흘째 약세를 지속했다.
유동성 축소에 더 큰 영향을 받는 코스닥지수는 16.85포인트(2.48%) 급락한 663.58에 장을 마쳐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드러냈다.
지난 주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옐런 의장은 지난 26일(미국 현지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심포지엄에서 "견고한 고용시장과 미국 경제전망 개선 등의 측면에서 볼 때 연준은금리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최근 몇 달간 금리 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됐다"고 밝혔다.
'연준 2인자'인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옐런의 이번발언이 이르면 9월에도 금리가 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풀이하면서 연내 2차례인상도 가능하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박성현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미국 연준이 매파적(통화긴축) 발언을 할때마다 위험자산과 신흥시장은 '발작'을 거듭해 왔다"며 "미국의 통화 긴축은 달러강세를 야기하고 이는 원자재 가격과 신흥국 통화 가치에 하락 합력을 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달러당 1,125.0원으로 전거래일보다 11.3원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오른 만큼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상승(채권값 하락) 마감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272%로 전 거래일보다 3.1bp (1bp=0.01%p) 오른채 거래가 끝났다.
1년물과 5년물은 각각 2.1bp, 3.1bp 오른 1.294%, 1.301%로 장을 마쳤다.
10년물도 2.2bp 올랐다. 20년물과 30년물은 각각 2.1bp, 1.9bp 상승했다.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가능성이 축소됐다는 분석이 시장에 퍼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주식·원화·채권값 약세 기조가 추세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진것은 확실하지만, 9월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는 잦아들 것"이라며 "미국의 대통령선거 일정과 세계 경제여건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때 12월 금리 인상설이 여전히유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옐런 발언 여파로 증시 지수가 하락 압력을 받겠지만, 미국이 당장 다음 달 금리를 인상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 만큼 외국인 자금의 신흥국 유입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