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 시장 투자비중 늘리고 신규 펀드상품 출시 모색
중국 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 간의 교차거래가가능해지는 선강퉁(深港通) 시대의 연내 개막을 앞두고 국내 자산운용업계가 중국쪽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조용히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업계는 2년 전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이 먼저 도입됐을 때 유동성 유입 효과와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로 상하이 증시 지수가 5,000대까지 급등했다가 반 토막 수준으로 추락하는 바람에 손실을 낸 쓰라린 경험을했다.
이 같은 학습 효과 영향으로 선강퉁 시행에는 비교적 차분하게 대비하는 모습이다.
기존 중국펀드의 선전 증시 투자비중을 조금씩 늘리면서 신규 펀드 상품 출시를모색하는 정도로 대응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선강퉁에 대비해 새 펀드를 출시하는 대신 기존 중국펀드의 선전 시장 투자비중을 늘리고 있다.
저평가 기업이나 장기 성장성이 높은 중국 기업을 선별해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는 한화중국본토펀드의 선전 시장 비중은 지난해 말 41% 수준에서 지난달 말 49% 수준으로 증가했다.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이미 선강퉁 시행에 대비한 펀드를 출시해 운용하고 있다.
2014년 6월 업계 최초로 선전에 있는 중국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삼성중국본토중소형포커스' 펀드를 출시한 삼성자산운용은 17일 현재 약 3천700억원 규모로 운용하고 있다.
올해도 선강퉁에 대한 기대 심리로 약 760억원의 투자금이 유입된 이 펀드는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이 직접 운용하고 있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은 11.5%에 달한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중국 중소형주 투자와 선강퉁 시행을 대비해 만든 펀드인 만큼 2년간의 운용 실적을 바탕으로 향후 선강퉁 시대에 투자하기에 적합한 펀드"라고 자평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7월 국내 최초로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에 투자하는'미래에셋차이나심천100인덱스펀드'를 출시했다.
성태경 리테일마케팅 상무는 "대기업과 전통산업 중심인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비해 선전거래소는 중소기업과 벤처 등 성장성 높은 기업 위주로 구성돼 매력적"이라며 "전용계좌로 가입 시 해외주식 비과세 혜택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KB자산운용은 선강퉁 시행으로 중국 시장이 확대될 것에 대비해 선전거래소와상하이 시장에 함께 투자하는 중국 본토 가치주 펀드 출시를 준비 중이다.
현재 운용 중인 KB중국본토주식펀드와 KB통중국고배당펀드의 선전 시장 투자 비중은 이미 40% 수준까지 늘린 상태다.
KB자산운용의 김대영 팀장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글로벌 시장에서15%를 차지하는 데 반해 중국의 자본시장 비중은 턱없이 낮은 상황"이라면서 "위안화 적격 외국인투자자(RQFII)와 적격외국인투자자(QFII) 제도도 점차 규제가 완화되면서 투자 한도도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개별 기업의 시가총액이 작아 변동성이 크고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높은 기업이 많은 선전 시장의 특성 등 리스크 요인들을 투자자들이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센터 리서치센터장(전무)은 "중국의 미래에 투자하려 한다면 기업이익 증가율이 20%에 달하는 선전 시장에 기회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리스크(위험)가 워낙 커서 상하이, 홍콩 등과 적절히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상품에 투자하는게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hyunmin623@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