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마감 상황 등을 반영합니다.>>
달러당 1,100원선 아래로 떨어진 원/달러 환율이 국내 증시 상승을 견인해 온 외국인 매수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7월1일 이후이날까지 2거래일을 제외하고는 줄곧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5조1천36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런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10일 닷새째 올라 2,044.64에 마감했다.
이 지수는 7월1일(1,987.32)에 비해선 2.9%(57.32포인트) 오른 것이다.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배경에는 무엇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우려가 약화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전반적으로 강화된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일 국제신용편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우리나라국가신용등급을 역대 최고 수준인 'AA'로 상향 조정함으로써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쇼핑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그간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100원선 아래로 밀리면서올 7월 초부터 본격화된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달러당 1,095.4원으로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지난해 5월 22일(1,090.1원) 이후 14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낙관론자들은 통상 원화강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선 한국 주식을 사려는 외국인투자자들에게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만드는 만큼 매수세가 자극된다고 본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장세의 연장 국면에서 선진국 증시 대비 신흥국 증시의 상대 수익률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미국 금리 인상 지연 전망이 우세해 외국인의 탄력적인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P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은 외국인 투자흐름에 단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원화 강세에도 '바이 코리아'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가파른 원/달러 환율 하락(달러 가치 하락)은 한국 주식을 매입해 놓은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팔고 나갈 수 있는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는 셈도 된다.
한국 주식을 매도한 돈(원화)으로 종전보다 싼 값에 달러를 환전해 빠져나갈 수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으로 원화 강세 환경에선 외국인의 변심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원화 가치의 급격한 상승은 자동차주 등 채산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대형 수출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외국인 매수세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 한층 심화된 글로벌 저금리 환경을 배경으로 한 '수익률 사냥(Yield Hunting)'에서 비롯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단기간에 신흥시장의 주가 상승폭이크고 자금 유입이 많은 상황이어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원/달러 환율 1,100원선 아래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잦아들 수밖에 없다"며 "추가 하락할 경우 수출주에 대한 경계심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그간 외국인들의 러브콜이 집중됐던 삼성전자[005930]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는 지난 2일부터 순매도 쪽으로 바뀌는 등 눈에 띄게 약화됐다.
이날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681억5천만원어치 팔아 7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보였다.
윤영교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 발표 후 지속되던 외국인 매수 강도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며 이는 환율 변수 등으로 외국인의 추가 매수 모멘텀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