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펀딩 6개월 자금 유치 '성공', 수익은 '글쎄'

입력 2016-07-28 10:15
IT.식음료·영화까지 64건, 102억원 투자 유치



증권형(지분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도입된 지 6개월이 지났다.



금융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많은 스타트업 기업이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다만 투자자들에게 장기적으로 과실을 안길 수 있을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시행된 1월 25일부터 이달 25일까지 6개월간 133개의 펀딩 프로젝트가 진행돼 64건이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총 3천557명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를 활용해 64개 프로젝트에 총 102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액화수소 사업을 추진하는 벤처 기업인 하이리움산업은 35명의 투자자로부터 3억원의 자금을 받았다.



수제 햄버거 매장 4개를 운영하는 테이스터스도 사업성을 인정받아 투자자 27명으로부터 4천500만원을 투자받았다.



전기 자전거 개발 업체인 하이코어도 49명으로부터 1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배우 리암 니슨이 맥아더 장군 역을 맡아 화제가 된 영화 '인천상륙작전'도 크라우드펀딩으로 5억원을 모았다.



이처럼 사업성만으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기업들은 정보통신(IT), 제조업, 식음료, 문화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특히 창업 초기 스타트업 기업은 부동산 등 담보를 갖추지 못한 영세한 곳이 많아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만큼 크라우드펀딩이 유용하다는 평가다.



소수력 발전 아이템으로 최근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한 윈월드의 강수덕 대표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좋은 기술이 있지만 자금 조달에 한계가 있는 중소기업에좋은 제도"라고 말했다.



이처럼 자금 조달 측면에서 보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어느 정도 안착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더 많은 기업이 펀딩에 성공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없는것은 아니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내었고 안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 역시 종국에는 수익률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출범 6개월을 맞은 시점에서 투자 유치만으로 성패를 논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까지 크라우드펀딩의 투자 대상은 대부분 스타트업 기업에 쏠려 있다. 이들이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는 단계까지 '죽음의 계곡'을 건너는 동안 얼마나 생존할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벤처 투자업계 관계자는 "벤처 캐피털이 10개 스타트업에 투자하면 예닐곱 개가망하고 살아남는 것은 두어 개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에 투자하는 개인들이 분산 투자 효과를 보기 어려워 최종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투자 실패 사례도 나왔다.



안성기·조진웅 주연의 영화 '사냥'은 6월 개봉을 앞두고 크라우드펀딩을 통해3억원의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관객 수가 180만명을 넘으면 5.7%의 투자 수익률을 주는 조건 등이 붙었다. 관객 수가 200만명, 300만명, 400만명을 넘으면 수익률이 13.5%, 51.0%, 89.4%로 각각올라가는 구조였다. 그러나 반대로 관객 수가 150만명, 100만명일 때는 수익률이 -9.2%, -41.7%로 내려가게 된다.



'사냥'은 흥행 부진으로 관객 수가 70만명에 못 미쳤다. 결국 크라우드펀딩 투자자들이 원금의 절반 이상을 날리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크라우드펀딩 투자 사례들이 모두 이런 것은 아니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또다른 투자 사례인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여름 흥행 기대작으로 주목받아 투자자들이 '대박' 꿈에 부풀어있다.



관객 수 500만 명을 기점으로 이 영화 투자자는 수익률 5.6%에 투자금을 상환받게 된다. 관객수가 늘어나면 수익률도 더 높아져 1천만 관객을 달성하면 최대 54.6%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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