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안도랠리' 일등공신 외국인, 5거래일간 1조원 순매수

입력 2016-06-08 16:59
美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에 투자심리 개선…삼성전자 실적 기대감도 한 몫



미국의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급격히 약화되면서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적극적인 쇼핑에 나서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이날까지 5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8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3일을 제외하고 매일 2천억~3천억원대의 순매수세를 지속하고 있다.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세에 삼성전자[005930]의 상승세까지 더해지면서 코스피는 이날 2,027.08에 장을 마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는 각종 대내외 리스크(위험)로 6월 증시의 약세 및 외국인의 이탈 움직임을점쳤던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의 애초 예상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달 증시 방향성과 관련해 미국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관련 투표,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편입 이벤트 등 이른바 Ɖ대 악재'로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시장 분위기가 확 바뀐 것은 미국의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이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증시 불확실성이 크게 누그러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5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부진한 것으로 확인된 데다가 재닛 옐런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금리 인상과 관련된 최근 발언도 시장 예상보다 신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옐런 의장 발언 이후 미국 채권 선물시장에서 계산된 6월 금리 인상 확률은 2%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4~15일(현지시간) 열리는 6월 FOMC는 사실상유명무실한 이벤트가 됐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최소 3개월간 미국의 금리 불확실성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가 줄면서 달러화 약세·원화 강세 흐름을 보이는 것도 외국인의 국내 증시 유입세를 자극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의 종가는 달러당 1,156.6원으로 전일 종가보다 6.1원 하락했다. 전날 20.9원 급락한 데 이어 이틀 동안 27.0원 내려간 것이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매수세가 크게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금리 인상 우려 약화, 국제유가 50달러 돌파 등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전반적으로 강화된 점도 외국인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내부적으로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기업들의 2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증시 안도감을 더하는 모양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7조원대로 상향 조정하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지형 한양증권[001750] 연구원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며 "당분간 대외 이벤트 영향력이 높아질 수 있지만,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하기 때문에 지수가 하락할 때마다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 대외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세적인 상승장이 열린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김진영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아직 대외 이벤트 집중 구간의 초입에 서있는 점을 고려하면 경계감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 A주의 MSCI 신흥국 지수 편입 이벤트는 중장기적으로 수급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며 "브렉시트와 관련한 불확실성도 지속적으로투자심리를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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