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릴지에 전 세계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관심은 비단 주식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금 투자자들 또한 걱정이 많을 것 같다.
사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가장 '핫(hot)'한 흐름을 보인 자산 중하나가 금(gold)이다.
많은 전문가는 이를 두고 올 1분기에 집중된 위험 회피 현상(safe haven flows)으로 해석한다. 물론 어느 정도는 맞지만, 이것 만으로는 3월 이후 안도 랠리에서금 가격이 강세를 유지했는지를 설명해주지 못한다.
금은 현물인 동시에 화폐이기도 하다. 그리고 금의 가장 거대한 숙적은 현재의화폐시스템이고, 그 대표주자가 달러(dollar)다.
역사적으로 금 가격은 화폐시스템과 달러화에 대한 불신이 커질 때 그 대안으로강세를 보여왔다.
올해 들어 화폐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핵심은 커져만 가는 부채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은행은 금리를 마이너스(―) 수준까지 낮추는 등 최대한 완화적인 정책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다시 은행 시스템에 큰 부담을 주고 있으며,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수준까지 떨어지자 예금자들과 채권 보유자들은 더는 지금의 화폐시스템이 내 자산가치를 지켜주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크게 하게 됐다. 상반기 투자자들이 금을 선호하게 된 이유다.
이런 현상은 크기의 차이일 뿐, 과거 1970년대를 떠올리게 한다. 1971년 닉슨대통령이 금 태환 중지를 선언한 이후, 달러화와 화폐시스템의 불신이 커지며 금 가격이 크게 올랐다.
당시 이런 '금의 도전'을 물리친 장본인은 다름 아닌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이다.
그는 이런 현상에 대응해 기준 금리를 크게 올리고, 달러화의 신뢰 회복을 위해노력했다. 금의 가장 큰 약점인 '이자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결국 투자자들은 높은 이자를 지불하는 달러 화폐를 다시 선호하게 됐고, 금 가격은 1980년대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재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책무도 당시 볼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그 역시 너무 낮은 미국의 금리를 정상화하고, 미국 경제와 화폐시스템이 금리를 올려도 문제없이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올해 다시 고개를 든 금 진영의 도전을 격퇴하고 달러 시스템을 지킬 수있다. FOMC를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다.
(작성자: 박성현 삼성증권[016360] 연구원 sunghyun73.park@samsung.com) ※ 이 글은 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의 의견으로, 연합뉴스의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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