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깜짝실적' 발표 후 코스피 향방은(종합)

입력 2016-04-07 15:22
<<장 마감 상황 반영합니다>>"2,000선 안착 시도" vs "상승 제한적일 것"



대장주 삼성전자[005930]가 7일 시장 기대치를훌쩍 뛰어넘는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잠정 발표하며 1분기 어닝시즌(실적 발표 기간)의 문을 활기차게 열었다.



이에 따라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호실적이 국내 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며 코스피 2,000선 안착 시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있다.



다만 이 같은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향후 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 갤럭시7 효과에 1분기 실적, 시장기대치보다 1조원 웃돌아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6조6천억원의 영업이익(잠정실적)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이는 작년 4분기(6조1천400억원)보다 7.49%, 작년 동기(5조9천800억원)보다는 10.37% 증가한 것으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다.



지난 6일 기준으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이 5조6천178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 예상치를 무려 1조원 넘어선 셈이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호실적을 올리게 한 1등 공신은 갤럭시S7으로 꼽힌다.



갤럭시S7이 당초 기대를 뛰어넘는 초기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IM(IT·모바일) 부문 전체의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11일 글로벌 전 지역에 출시한 갤럭시S7 시리즈는 최근 전 세계 지역에서 1천만 대가량 팔렸는데 특히 미국과 유럽 판매량이 전작 갤럭시S6 시리즈 대비각각 1.5배, 2배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 갤럭시S6에 전격 도입한 풀메탈 디자인과 엣지 모델을 갤럭시S7에도 그대로 이어가면서 원가 절감 효과를 누린 것도 호실적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이라는 호재까지 겹치면서 이익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보인다.



업황 부진으로 먹구름이 낄 것으로 예상됐던 반도체 부문도 선방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7의 사전 출시로 IM 부문 실적이 예상보다 잘 나와 3조5천억원을 기록하고, 반도체 부문도 원화 약세가 강하게 진행되며 2조7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2분기에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1분기에 비해 경쟁사들의 신제품 출시가 늘고, 삼성전자의 마케팅 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 IM 부분 손익이 2조7천억원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코스피 2,000선 안착 시도" vs "상승 제한적일 것" 삼성전자가 1분기 성적표를 내놓으며 시장 관심은 코스피의 2,000선 안착 여부에 쏠리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 15%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호실적은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 개선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5% 이상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발생했을 때 코스피는 평균적으로 14거래일간 강세를 보였다"며 "8번의 서프라이즈 중 6번 상승했고 평균 상승률은 2.7%였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 가이던스 발표가 다시 한번 실적기대감을 자극하고 실적 대비 주가 매력도가 높은 업종·종목들의 반등 시도에 힘을실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미 삼성전자의 실적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만큼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노근창 연구원은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노출된 만큼 추가적인 주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코스피 2,000선 안착에도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만6천원(1.25%) 내린 126만9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1.17% 오른 130만원에 출발했지만 이내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57포인트(0.13%) 오른 1,973.89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43포인트(0.38%) 오른 1,978.75로 출발한 뒤 삼성전자의 호실적에 따른 투자심리 호전으로 한때 1,980선을 회복했지만 삼성전자가 약세로돌아서자 1,970선 주변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삼성전자가 시장의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내놨지만 이미 기대감이 반영된 탓에 주가가 도리어 하락 반전하며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데따라 주가가 생각보다 오르지 못해 지수 상승이 제한되고 있다"며 "아직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있는 상태여서 어닝시즌을 좀 더 확인하려는 심리가 큰 것으로보인다"고 분석했다.



◇ 또 불거진 엉터리 실적 예측 논란 시장 안팎에서는 증권사들이 애초 제시했던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와 이날 발표된 잠정 실적 간 괴리가 큰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가의 눈높이는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전인지난해 말 6조원대였으나 발표 직후에는 5조8천억원 수준으로 하향 조정됐다.



지난달 말에는 5조1천억원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달 말 삼성전자가 6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뒤 일부 증권사는 슬그머니 영업이익 전망치를 올리기도 했다.



이 같은 '오차'는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S7의 판매량이 업계와 시장의 예상치를뛰어넘었기 때문이라는 게 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설명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당초 갤럭시S7이 700만대 정도 팔릴 것으로 봤는데 실제로는 1천만대를 넘었다"며 "갤럭시S7 개당 마진을 최소 150∼200달러로 보면 8억 달러, 즉 1조원가량의 이익이 늘어난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연구원은 "갤럭시S7이 얼마나 팔릴지는 사실 집계 전까지는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알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그래도 예상치가 1조원이나 차이가난 부분에 대해서는 반성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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