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없는 현대상선 주가 추락…속타는 현대중공업

입력 2016-04-03 08:11
현대중공업이 보유 중인 현대상선 주가가 바닥모르고 추락해 속을 끓이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현대상선 주식(2천342만4천37주)으로 인한 평가손실이 작년 말 재무제표상 1천억원을 넘었다.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가치는 애초 2천억원대에서 작년 말 9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선 주식을 내다 팔지도 못할 상황이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현대상선 주식을 담보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지분 처분권이 묶였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작년 6월 현대상선 주식을 담보로 2억2천만 달러(2천400억원)어치의 EB를 발행했다.



현대중공업이 EB를 발행할 당시만 해도 현대상선 주가는 7천∼8천원선을 오갔다.



그러나 현대상선의 주가가 작년 말 4천원대에서 현재 2천170원(1일 종가)으로떨어졌다.



현대중공업은 또 EB 투자자들이 상환을 요구하면 현금을 주고 갚아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EB는 투자자들이 담보 주식의 주가가 오르면 채권을 주식으로 교환 청구해 차익을 누릴 수 있고 발행 기업은 부채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현대상선 주식을 담보로 발행된 EB 투자자들은 주식 교환청구가 아닌 사채 원금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져 현대중공업은 부채 감소 효과는커녕 채권 현금 상환 부담을 질 상황에 놓인 것이다.



현재 이 EB를 보유한 투자자 입장에선 2천원대로 떨어진 현대상선 주식으로 교환하기보다는 만기까지 보유하고 있다가 채권가치만큼 현금으로 돌려받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이다.



주식 교환가액은 1주당 9.4달러로 1만원에 해당한다.



작년 8월10일부터 주식 교환 청구가 가능해졌지만 현재까지 주식 교환을 한 규모는 미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이 만기인 2020년 6월29일 이전에 현금 상환 청구에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해당 EB는 2018년 6월29일부터 조기상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하다.



현대중공업은 회사채 시장에서 신용등급이 떨어져 자금 차입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선 AA 등급 이상의 우량채 위주로 투자 수요가 몰려 A+ 등급인 현대중공업 채권이 외면받는 게 현실이다.



이런 배경에서 현대중공업은 신용등급이 AA-에서 A+로 떨어진 작년 8월 이후 회사채 시장에서 공모발행을 하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작년부터 보유 자산 매각으로 현금을 마련하고 있다.



2010년 현대중공업그룹에 편입된 현대오일뱅크는 모회사를 위해 5년 만에 전년도 사업실적에 따른 배당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최근 2년 간 막대한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 지분 91%에 대한 배당금으로 2천79억원을 받게 된다.



khj9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