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신경전' 현대증권 매각 발표 왜 늦어지나(종합)

입력 2016-03-30 17:18
<<액티스 탈락 관측 등 넣어 세부 내용 보완합니다>>막판 혼전에 설왕설래…채권단 "한국금융·KB금융 ƈ파전' 압축"



현대증권[003450]의 새 주인을찾기 위한 작업이 막판 혼전에 빠져들었다.



30일 현대그룹과 매각 주간사인 EY한영 회계법인 등에 따르면 애초 이날 오전발표 예정이던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는 4월1일로 다시 한 차례더 연기됐다.



매각자 측은 전날 현대증권 본입찰에 참여한 한국금융지주[071050]와 KB금융지주, 홍콩계 사모펀드(PEF)인 액티스 등 인수 후보자 3곳이 제시한 가격과 매각 하한선 역할을 하는 현대엘리베이터[017800]의 기준가격을 비교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애초에는 가격 비교 이후 바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이뤄질 예정이었지만,내부적으로 논의할 내용이 남았다는 이유로 30일 오전으로 연기됐다.



그러나 이 일정이 다시 4월1일로 밀리며 매각 진행 상황을 둘러싼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유력 인수 후보자에 대한 시장의 억측도 시시각각 바뀌며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일단 여전히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간 ƈ파전' 양상이 유효하다는 관측이우세하다.



현대그룹 채권단의 한 고위 관계자는 "가격·비가격 요소를 모두 고려해 KB금융과 한국금융지주 2파전으로 좁혀진 것으로 안다"며 "액티스는 경쟁에서 이미 밀린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모두 현대증권이 당분간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마지막 대형 증권사라는 점에서 당초 시장의 예상 수준인 7천억원대 초중반을 훌쩍 뛰어넘는 '센' 가격을 제시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1조원 이상을베팅했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액티스는 전날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현대증권의 발표 일정이 미뤄지는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액티스가 1조원이 넘는 최고가로 응찰해 자금 조달 증빙 등을 따져보느라 시간이 예상외로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일본계 금융자본 오릭스가 작년 현대증권 인수를 추진하다가 비우호적인 국내여론과 파킹딜(일정 기간 이후 경영권을 되사오는 계약) 의혹 등으로 매각이 무산됐던 점도 심사에 뜸을 들이게 하는 요인이다.



매각자 측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기 전 막판 문구 수정 등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현대증권 매각이 현대그룹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만큼 그룹 측에서도 거래 종결의 확실성과 현금 유입의 신속성 등 '비가격적 요소'를 더 꼼꼼하게따지는 것으로 보인다.



한 매각자 측 관계자는 "거래 구조를 최대한 유리하게 가져오기 위한 이런저런작업 때문에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의 인수합병(M&A) 절차에서 매각 측과 인수자 측은 SPA 체결 후 부실자산확인 실사 등에 기초해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데, 가격 조정 없이 입찰가를 최대한확정해주는 쪽이 더 유리할 것이란 분석도 가능하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도 "가격뿐만 아니라 기타 부대조건을 놓고 후보자들과 계속 협상을 했다고 한다"며 "인수 가격도 1조원 안팎까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계약서에 담길 문구를 세밀하게 살핀 만큼 SPA 체결은 우선협상대상자가선정되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영 측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5영업일 내 SPA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정이 계속 변경되며 인수 후보자와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도커지고 있다.



본입찰 마감 이후 우선협상자 발표까지 일주일이나 소요되며 현대그룹의 매각의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현대증권 매각은 작년 2013년 12월부터 시작됐지만, 오릭스와의 계약 무산과 일정 연기 등이 이어지며 '구조조정을 한다면서도 실제 팔 생각은 없다'는 시장 지적이 계속돼왔다.



피매각 대상인 현대증권 내부에서도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현대증권 노동조합은 입장문을 내고 "현대증권의 매각 과정에서 온갖 억측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매각 과정의 투명성조차 담보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현대그룹의 자구안 수행 시기와 맞물려 졸속으로 현대증권 매각이 진행되고 있음이 분명하다"며 "투명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 매각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사업 모델이 많이 겹쳐 구조조정 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금융지주로의 매각에 대해 좀 더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31일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매각 저지 결의 대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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