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한국·미래에셋 3파전 가능성…현대엘리베이터 제시 기준가도 변수 될 듯
증권업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마지막으로남은 '최대어'로 꼽히는 현대증권[003450] 본입찰 마감일을 코앞에 두고 변수들이돌출해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애초 한국금융지주[071050]와 KB금융지주의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되던 현대증권 인수전은 미래에셋그룹의 참여 검토로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미래에셋증권[037620]은 이번 현대증권 매각 입찰 참여를 위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사모펀드(PEF)인 LK투자파트너스로부터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받고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한 관계자는 "참여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은 25일 본입찰 직전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참여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입찰가격을 둘러싼 인수 후보자들 간의 눈치 싸움이 한층 치열해질전망이다.
매각 대상 지분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22.43%와 기타 주주 몫 0.13% 등 총 22.56%다.
현대증권의 22일 기준 시가총액은 1조6천억원 수준이지만 시장에선 이 지분의적정 가격을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4천억~7천억선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형 금융사 주도의 3파전으로 경쟁구도가 형성되면 예상 외의 통큰 베팅이 이뤄질 확률이 커지게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미래에셋의 승리로 끝난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확인됐듯이 가격을 지르는 곳이 아니라는 평가가 많은 상황"이라며 "미래에셋이 컨소시엄 형태로 현대증권 인수전에 나서면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대증권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017800]가 제시할기준가격도 이번 본입찰 과정에서 주목받는 부분이다.
현대엘레베이터는 본입찰 하루 전인 24일 기준가격을 밀봉해 금융기관의 금고에보관하게 된다.
이튿날 본입찰이 마감되면 기준가격을 확인해 다른 인수 후보자들의 응찰가와비교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기준가격 이상으로 최고 응찰가가 나오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우선매수청구권을행사하지 않겠지만 기준가격 이하로만 응찰된 것으로 드러나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우선매수청구권은 사실상 헐값 매각을 막는 안전판 역할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쥔 우선매수청구권은 그간 현대그룹이 현대증권 매각 의지에대한 진정성을 의심받는 포인트가 됐다는 점에서 어느 선에서 기준가격이 제시될지에도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밖에 본입찰에 참가할 때 인수 후보자들이 내도록 돼 있는 보증금 300억원도변수로 꼽힌다.
당장 자금 동원력이 떨어지는 일부 사모펀드의 참가를 제한하는 문턱이 될 수있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은 신속하고 확실한 매각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일반적인 입찰 때보다한층 강화된 보증금 조건을 내걸었다.
인수 후보자가 본입찰에 나설 경우 보증금 300억원을 에스크로(예치계좌)에 입금한 뒤 확인서를 제출토록 한 것이다.
이 정도의 보증금은 자금력이 부족하거나 인수 의지가 약한 PEF로 하여금 본입찰 참가를 포기토록 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증권 인수전에는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미래에셋에 컨소시엄 구성을제안한 LK투자파트너스 외에 파인스트리트, 글로벌원자산운용, 홍콩계 액티스 등 국내외 사모펀드들이 참여 의향을 밝힌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본입찰 포기를 공식 통보한 곳은 아직 없다"며 "변수가 많아마지막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