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양호해진 모습이다. 기술적으로 저항선인 6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했고, 외국인 투자가들도 3개월 만에 월간 기준으로 순매수로 돌아섰다. 세계 주식시장으로 범위를 넓혀도 미국 증시는 몇몇 중요한 펀더멘털(기초여건) 지표 개선에 힘입어 추가 반등세를 보였고, 신흥시장 대부분 환율이 하락하고주가는 반등했다.
그 중심에는 유가의 반등과 정책 기대감이 있다. 원유 공급과 관련된 지표들이'공급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고, 감산 합의에 대한 기대감도 살아있다. 중국이지급준비율 인하에 나선 가운데, 추가 정책 기대감도 유효한 상황이다. 이런 변화에힘입어 대형 경기민감주(Cyclicals)가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볼 때, 이런 움직임은 좀 더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유가가 워낙 바닥 수준에서 반등했고, '정책 랠리'라고 부를 만큼 주요국 통화정책회의에 유럽연합(EU) 정상회담까지 정책 일정이 줄줄이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런 의미를 넘어서 좀 더 긍정적인 의견들이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자본재 주문,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 세부 항목 등에서 의미 있는 전환신호가 발견되고 있다.
원유시장, 그리고 신흥국 외환시장이 안정되면서 신흥국 시장의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작은 변화의 물결이 모여 큰 흐름을 바꿀 가능성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 몸을 감싼 주된 물결은 여전히 녹녹하지 않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밖을 둘러보자. 석유시장의 점유율 경쟁은 평화로운 감산 합의가 아닌, 취약한업체의 강제적인 퇴출에 의해서만 정리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의외로 길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겪어야 할 것이다. 너도나도 통화 절하를 통해타국의 몫을 빼앗아 오려 하는 국면에서 얼마나 대단하고 확고한 정책합의가 도출될수 있겠는가? 안을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가장 중요한 수출지표 둔화가 지속되고 있으며, 내수소비의 기반인 고용시장이 악화하고 있다. 수년간 양호한 흐름을 보여온 부동산시장마저 이상 신호를 보내오고 있다. 단순히 금리를 추가로 인하한다고 해서 해결될문제가 아니다.
그러므로 추가 시장 반등은 좀 더 좋은 가격에 국내 주식의 비중을 축소할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작은 변화의 가능성에 우리 몸을 온전히 맡기기에는 물결이 아직 너무 거칠다.
(작성자: 박성현 삼성증권[016360] 연구원 sunghyun73.park@samsung.com) ※ 위의 글은 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의 개인 의견이며, 연합뉴스의 편집 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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