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선 시감위원장 인터뷰…"사후 적발보다 사전 예방에 무게"아시아 자율규제기관간 세미나 창설 주도…오는 7월 서울서 개최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불공정거래의 사전 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자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달중으로 증권업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태크스포스(TF)를 꾸릴 계획이다.
이해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은 1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불공정거래의) 사후 적발도 중요하지만, 사전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체제를 공고하게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작년 5월 선임된 이 시감위원장은 "시감위에 와보니 직원들의 매매자료 분석은최고 전문가 수준이었지만 박리다매식 투자처럼 컴퓨터 상에 나타나는 것이 아닌 시장의 투자 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다소 취약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의 취임 후 시장 감시 방향은 사후 적발에서 사전 예방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작년 한 해 동안 불건전주문 행위에 대한 사전 예방 조치는 3만6천772건으로, 2014년(2만7천820건)보다 32.2% 증가했다.
시감위는 이달 중으로 트레이더, 펀드 매니저, 컴플라이언스 오피서(준법감시인) 등을 중심으로 TF를 꾸려서 채권·주식의 영업 행태 등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찾아내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시감위원장은 "전문가와 네트워크를 만들고 시장 정보를 많이 파악해야 큰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다"며 "불공정거래 행위를 100% 잡아낼 수는 없겠지만 종합적인 시도를 통해 한층 진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 현실에 맞게 감시 시스템이 변하면 효율적이고 시장과 가까운 감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연계한 소셜트레이딩서비스(STS)를 통한 부정 거래가 문제가 되기도 했다.
STS는 이른바 고수의 매매 패턴을 카페 회원 등이 따라 하는 방식인데, 고수가미리 다른 비공개 계좌로 사 놓은 주식을 추천해 주가를 띄우고 나서 몰래 되팔아차익을 실현하는 식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종종 적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감위원장은 "자기 주식 매매를 공개하는 것도, 이를 투자자가 따라 사는것도 위법은 아니지만 이런 과정에서 불공정 거래 행위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법에 저촉되는 부분이 있는지 다각도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투자자의 투자 행위를 막지 않으면서 정보는 정확하게 주는활동을 많이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거래소 시감위는 앞서 올해 주요 사업 방향 발표를 통해 4·13 총선 등으로 테마주가 난립할 것으로 보고 초기에 이상 거래를 잡아내는 '길목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시감위원장은 "올해는 시장 전반적으로 활황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이럴때 테마주 중심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많은데 일반 투자자는 잘못 들어가면 피해를볼 수 있는 만큼 정확하게 시장과 기업 상황을 보고 냉철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거래소 시감위는 아시아 자율규제기관간 협력 채널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설계획이다.
이를 위해 작년 시장간감시그룹(ISG) 총회 개최를 계기로 아시아 자율규제기관간 세미나 창설을 주도적으로 제안했으며, 그 결과 오는 7월 서울에서 제1차 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이미 중국과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주요 9개국 거래소가 참가 의사를밝혀 온 상태다.
이 시감위원장은 "세미나를 토대로 아시아 역내 자율규제기관 공동협의체로 확대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아시아 역내 불공정거래 규제관련 공조 체제가 확립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별도의 시장감시법인 설립에 대비해 자체 TF를 구성하는 등 제도적·실무적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자본시장법 개정안에는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과 함께시장감시법인 설립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시감위원장은 "대체거래소(ATS) 출범이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독립 시장감시법인 설립은 자율규제의 공공성과 전문성 요청을 더욱 효율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다"며 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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