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글로벌 플레이어로 키울 것…증권사 추가 M&A도 추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세계 무대로 진출하고자 미국 현지 투자운용사 인수에 나섰다.
대우증권을 인수하는 미래에셋증권의 초대형화를 추진함과 동시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을 글로벌 플레이어(세계를 무대로 영업하는 기업)로 키운다는 미래에셋그룹의성장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장기적으로 또다른 증권사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룹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래에셋캐피탈 지분을 인수하거나 두 회사를 합병하는 밑그림을 세웠다.
◇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진출…미 운용사 인수 추진"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8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 진출을 통해 글로벌플레이어를 꿈꾸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로 직접 나가 M&A를 추진하는 역할을 남겨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현재 미국 현지에서 유능한 투자전문 운용사 인수를추진하고 있으며, 추가로 컨슈머(소비) 관련 기업 한 곳도 눈여겨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과의 합병으로 탄생하는 미래에셋대우증권(가칭)은 추가 M&A를 통해 몸집을 더 불리기로 했다.
박 회장은 "국내에서 대형사 하나쯤은 나와야 하는데, 자기자본을 더 늘려야 한다"면서 "증권사의 증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추가 M&A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에셋은 투자전문 그룹으로 지금껏 키워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생각이다. (은행 등) 다른 분야의 금융회사 인수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우선 단기적으로 합병 증권사를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훌륭한 인재를 더 모으는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센터를 만들어 사모주식펀드(PEF)와 부동산, 모험자본 등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방침이다. 또 서울 중구 을지로 센터원 35층에 대규모 트레이딩룸을 설치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작년에 해외에서 펀드를 3조원어치 팔았다. 시장을 모르고 (글로벌플레이어가) 될 수 있겠나. 뉴욕이나 홍콩처럼 세계 시장을 상대로 직접 트레이딩을해봐야 경험이 늘 것이다. 대우증권 홍콩의 트레이딩센터가 잘돼 있는데, 그곳이 거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트레이딩센터와 트레이딩룸은 500∼1천명의 인력 고용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현재 직원이 4천700명 정도인데, 자기자본 기준으로 보면 직원 수를 6천명에서 7천명까지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지배구조 해법 마련…"캐피탈과 자산운용, 합병도 검토" 미래에셋은 그룹의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도 밑그림을 그려놨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래에셋캐피탈 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인수하거나, 두 회사의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룹 지배구조는 현재 박 회장이 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해 미래에셋증권을 지배하는 식으로 이뤄져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분 구조를 보면 최대주주인 박 회장(48.69%)과 특수관계인이 총 78.32%의 지분을 갖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박 회장(60.19%)과 미래에셋컨설팅(32.92%)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모두 95.83%에 이른다. .
그러나 현재 여신전문금융사의 계열사 출자총액을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돼 있어 지배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하면 여신전문금융사인 미래에셋캐피탈은 5년 안에 자기자본의 100%를 넘는 출자액에 해당하는 지분을 처분하거나, 출자액이 자기자본의 100%이하가 되도록 증자 등을 통해 자기자본을 늘려야 한다.
미래에셋캐피탈은 2014년 말 사업보고서상 미래에셋증권 지분 38.0%와 미래에셋생명 지분 20.7%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의 장부가는 8천500억원가량으로 미래에셋캐피탈의 자기자본(5천903억원) 대비 150% 수준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이 증자를 하게 되면 박 회장이 개인 돈을 투입해야 한다. 초과지분을 매각할 경우에는 미래에셋증권이나 미래에셋생명에 대한 지배력이 약해질 수있다.
박 회장은 "여전법이 개정되면 법대로 따를 것이다. 다만, 법이 바뀐다고 해서보유 지분을 내다 팔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래에셋캐피탈 지분을 사들이거나 양사 합병을 포함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실제 쓸 수 있는 자본규모는 1조7천억∼1조8천억원 수준으로 활용 가능한 자본이 많다"고도 했다.
다만, 이런 방안이 현실화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는 금융회사의 꿈은 다소 지연될 수 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래에셋캐피탈과 합병 등을 추진하는 데 자본을 쓰다 보면 성장을 위한 투자나 해외 진출을 하는 데 (돈을) 쓰지 못해 제약이 있을 수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세 자녀를 둔 박 회장은 창업주로서 승계 문제에 대해서도 운을 뗐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 경영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자식들의 행복을 위한 것은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자식들은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정도로 하고 경영은유능한 최고경영자(CEO)나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겠다. 이런 모델은 독일 등에서 많고, 워런 버핏도 아들을 이사회에만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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