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주 랠리…美 금리인상에 '부실 체력' 드러내기도
코스닥 시장은 저성장 기조 아래 성장주를 발굴하려는 활발한 움직임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한 해를 보냈다.
제약·바이오 업종이 신(新) 성장주로 부각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고, 신규 상장 기업수도 많이 늘어났다.
코스닥은 폐장일인 30일 지난해 종가(542.97)보다 25.7% 오른 682.35에 장을 마쳤다.
이 같은 상승률은 세계 주요 신시장 가운데 중국 선전거래소의 차이넥스트(Chinext)지수 상승률(88.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일본 자스닥지수가 10.1%, 미국 나스닥지수가 7.8% 정도 올랐다.
코스닥은 올해 7월20일 800선을 목전에 둔 782.64(종가 기준)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2007년 11월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하기도 했다.
코스닥 시장의 몸집도 크게 불어났다.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은 올해 6월 시장개설 후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한 뒤 7월20일 최고치(213조4천억원)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은 201조6천억원으로 올 한해를 최종 마감했는데, 이는 지난해 말(143조1천억원)에 비해 40.9% 증가한 것이다.
올해 상승률 300% 이상의 '대박' 종목도 30개에 달한다.
코스닥 시장은 연초 정부가 핀테크(fintech·정보기술과 금융의 융합)와 사물인터넷(IoT·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 등을 핵심 육성 분야로 내세우면서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기술주를 중심으로 시작된 코스닥 랠리는 바이오주와 제약주가 가세하면서 더욱뜨거워졌다.
저금리 장기화로 풍부해진 유동성은 인구 고령화 기조와 맞물려 성장성이 기대되는 바이오·제약주로 몰려들었다.
코스닥시장의 제약 업종은 올해 들어서만 75.02% 급등했으며, 의료기기 업종도48.23%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 중 바이오·제약 관련 기업이 9개(45%)나 된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의 제약·바이오 업체 셀트리온[068270]의 주가는 지난해말 3만8천850원에서 이날 8만4천500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 주도 업종이 정보기술(IT) 및 대기업 관련주에서 기술성과 성장성이 높은 바이오·제약주로 이동한 것이 눈에 띄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상장기업 수도 2007년 10월 1천개사를 돌파한 이후 정체된 흐름을 보여왔지만,올해 코스닥 활황에 힘입어 8년 만에 1천100개사를 넘어섰다.
코스닥은 그러나 상반기의 뚜렷한 활황세와 달리 하반기에는 강도 높은 조정을받으며 펀더멘털(기초체력) 부실에 대한 우려가 다시 한번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이 나올 때마다 시장은 패닉 장세를 연출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여전히 '개인들의 장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 나온다.
올해 2조3천778억원을 사들인 개인에 비해 외국인(-3천302억원)과 기관(-2천372억원)은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는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단기적 투자 성향을 보이고, 시장 분위기에 크게 휩쓸린다는 점에서 코스닥의 견조한 상승세를 담보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나온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