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들, 삼성엔지니어링 증자 참여할까

입력 2015-12-07 17:11
실권주 우려 완화 속 부정론 우세…"정상화 낙관 어렵다"



국내 증시의 큰손인 국민연금과 자산운용사들이 자본잠식에 빠진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이 실시하는 증자에 참여할지를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재용 부회장이 7일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에서 미청약분이 발생하면 최대3천억원 규모로 일반 공모에 참여한다고 밝히면서 대량 실권주 발생에 대한 시장 우려는 한층 완화됐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증자에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재로선 삼성엔지니어링이 1조2천억원의 규모의 증자에 성공해 자본잠식에서벗어나더라도 정상화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주가도 1년 새 3분의 1토막을 밑도는 1만3천원대로 주저앉은 상태다.



◇ "이재용 부회장 증자 참여"에 실권주 우려 완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삼성엔지니어링은 1조2천억원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공모방식의 유상증자를 한다. 증자 주식은 주주들에게 우선 배정되고 실권이 발생하면 일본 공모를 거쳐 잔여 물량을 주관 증권사들이 떠안는 방식이다.



증자를 위한 1차 관문은 통과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임시 주주총회에서 발행가능한 주식 총수(수권주식수)를 기존 6천만주에서 3억주로 늘리는 정관변경안을 통과시켜 증자를 위한 법적 요건을 갖췄다.



또 예정 발행가는 할인율 15%를 적용해 7천700원으로 결정했다. 증자로 발행될신주는 1억5천600만주에 이른다.



삼성그룹은 이번 증자를 성공리에 완수하려는 강한 의지도 표출했다.



삼성은 이날 이재용 부회장이 증자 미청약분이 발생하면 일반 투자자들과 동일한 조건으로 최대 3천억원 규모의 일반 공모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삼성SDI와 삼성물산 등 주요 주주들도 증자 참여 의사를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9월 말 현재 삼성SDI 13.1%, 삼성물산 7.81%, 삼성화재해상보험 1.09% 등 모두 22.03%를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 보유지분은 10% 내외, 국민연금도 4%대의 지분을 보유했다.



증권업계는 삼성그룹 차원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의 증자 성공에 대해 강한 의지를보인 데 대해서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그룹 차원에서 삼성엔지니어링 회생을 위한 의지를 보여준 것은 긍정적"이라며 "그동안 시장에서 제기된 대량실권주 발생 우려가 한층 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성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이 증자에 참여한다는 것은 그룹에서 증자 이후 삼성엔지니어링의 영업력 강화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라며 "자본잠식액이 4천억원 미만인 만큼 증자 후 재무 안전성은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또 앞으로 대규모 수주 계획 발표와 경영설명회 등을 통해증자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4일에도 말레이시아에서 총 1조원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 기관투자자 "정상화는 낙관 어려워"…우리사주 물량도 논란거리 그러나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선 여전히 삼성엔지니어링의 증자에 대해 곱지 않은시선을 보내고 있다.



우선 국민연금과 자산운용사들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증자 참여 여부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국내의 큰손들은 작년에도 삼성엔지니어링[028050]과 삼성중공업[010140]의 합병 안건에 대해 반대 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취소 결정을 끌어낸 경험이 있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증자 후 영업 정상화를 낙관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며 "내년에 흑자전환한다는 보장이 없고 가치평가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고 지적했다.



실제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최근 1조원의 공사 수주 발표에도 약세를 면치못하면서 이날 1만4천원 밑으로 내려갔다.



주가는 지난 3일 장중 1만3천75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기록했으며 이날 마감가는 1만3천950원이다.



지난 2011년 7월에 기록한 최고가(28만1천원)에 견주면 2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구조조정을 앞두고 직원들이 증자에 참여해야 하느냐도 논란거리다.



우리사주조합에는 20%의 증자 물량이 배정돼 직원 1인당 5천만원 안팎을 책임져야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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