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국내 채권잔고 100조 밑돌아…7조 이탈

입력 2015-10-14 09:45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원화채권 잔고가 석달 새 7조원 가까이 줄어들면서 1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대거 자금을 빼갈 가능성은 작다며 오히려 환차손 우려 완화로 재투자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 잔고는 12일 기준으로 99조4천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7월6일 기록한 고점 106조2천억원과 비교하면 6조8천억원 줄어든 것이다.



외국인 원화채권 보유 잔고는 작년 12월19일 100조원대에 재진입하고서 올해 7월6일 106조2천억원으로 고점을 기록했으나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이달 7일부터 100조원을 밑돌기 시작했다.



외국인은 지난달에도 국내 채권시장에서 9천370억원어치를 팔아 4개월째 자금순유출세를 이어갔다. 만기상환 규모가 늘어난 데다 순매수액도 줄어든 탓이다. 국적별로 보면 프랑스, 스위스, 룩셈부르크 등이 자금을 주로 뺐으나 중국과 영국 자금은 국내 채권 투자를 유지하고 있다.



김지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보유 채권 잔고가 줄어든 것은 원화가 약세로 전환된 영향이 크다"며 "저금리 속에서 원화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해지자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이 채권 재투자에 나서지 않아 잔고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박혁수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6월 이후 5개월째 채권 잔고를 줄여나가고 있다"며 "이는 보유 채권을 순매도한 것이 아니라 만기도래 후 재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중국 우려로 신흥국에 대한 위험 회피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국내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양호한 데다 국내 채권이 금리매력을 갖고 있어 외국인의 본격 이탈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다. 외국인 채권 잔고가 90조원 초반까지 추가로 감소할 가능성은 작고 오히려 외국인의 채권 투자가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 연구원은 "원화채 금리는 동일한 등급 내에서 중국을 제외하면 높은 수준인데다 외국인 투자 제약이 적어 매력적"이라며 "원화도 이달 들어 다시 강세로 돌아서 외국인 입장에선 환차손 우려가 한층 줄어 오히려 투자를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도 "길게 보면 국내 시장은 펀더멘털과 외화 유동성 측면에서 자원 수출 신흥국들과 차별화되고 있다"며 "외국인의 잔고 감소를 채권시장의 위기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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