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출구전략(금리 인상) 시기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반대로 한국은 급하강하는 국내 경기를 고려해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느냐, 하지 않느냐를 놓고 말이 많다.
금리 인상 또는 금리 인하는 통화정책의 한 수단이다.
중요한 것은 통화정책은 재정정책과 달리 돈을 풀거나 줄여도 효과가 바로 나타나기보다 시차를 두고 두드러지기 때문에 정책을 결정하는 시점에선 꼭 해야 되는지에 대한 당위성이 문제가 되고는 한다는 점이다.
사실 통화정책 결정에선 정말 금리를 얼마나 올렸느냐, 아니면 내렸느냐의 폭에대한 문제보다 평판 리스크(위험)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평판 리스크는 통화정책을 입안하는 사람이 어떤 행동을 취할 때 시장과 얼마나 소통하고, 얼마나 일관성있게 추진했는지와 연관된다. 쉽게 말해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것보다 금리를올릴 것이라는 뉘앙스를 시장에 지속적으로 주지시킴으로써, 시장으로 하여금 자율적으로 이에 반응하게 해야 된다.
평판 리스크는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시장에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다가 실제 가서는 동결하거나 극단적으로는 금리를 내려 버림으로써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또한, 이러한 행동이 반복되면 시장은 정책입안자를 신뢰하지 않게 되고 나중에는 뭐라고 말해도 믿지 않아서 통화정책을 공격적으로 펼쳐도 효과 자체가반감되게 된다.
요즘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이 이와 비슷하다. 통화정책 결정을 최종적으로판단할 미국 옐런 의장은 연내에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겠다고 발언했지만, 미국내컨센서스(의견일치)는 올해가 아닌 내년의 확률을 60% 이상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한국의 통화당국은 금리를 인하할지, 아닐지에 대한 시장 소통 방식이나 표현이 매우 미묘해서 시장이 이를 판단하기가 어렵다.
결론적으로 현재 각국 중앙은행의 끌려가기식 행태 또는 시장과의 소통 불일치는 잠깐 안도감을 줄 수 있지만, 결국은 정책에 대한 평판 리스크를 키울 것이라는점에서 금융시장에서 위기감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크다. 어떠한 정책 결정을 한다면지속적으로 시장에 주지시켜주는 정책의 일관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작성자:강현철 NH투자증권 자산배분·글로벌전략부장. clemens.kang@nhwm.com) ※위의 글은 해당 증권사와 애널리스트(연구원)의 의견이며, 연합뉴스의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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