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에 따라 외국인 자본이 본격적으로 국내 증시에 돌아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이번 금리 동결로 금리 인상을 둘러싼 우려가 일시적으로 해소되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자금 이탈이 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동안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이미 사실상 정점에 달한 만큼 당분간 수급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역대 2번째로 긴 29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였다. 이 기간 국내 증시에서 빼내간 자금만 5조5천400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은 순매도 기간 삼성전자[005930](9천252억원)와 SK하이닉스[000660](6천411억원), SK텔레콤[017670](2천479억원) 등 대형주를 바구니에서 덜어냈다.
하지만 이달 16일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무엇보다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약화되면서 순매수로 돌아선 것이다.
'사자'로 돌아선 외국인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총5천11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현대차(1천63억원)였으며, 아모레퍼시픽[090430](858억원), SK하이닉스[000660](722억원) 등 저가 대형주도 '러브콜'을 받았다.
업종별로는 운수장비(1천998억원), 화학(1천737억원), 전기전자(610억원), 서비스업(588억원) 등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미국의 금리 동결 소식이 전해진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전날보다 19.46포인트(0.98%) 오른 1,995.95에 장을 마감했다.
금리 인상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기는 하지만 단기적으로 '안도 랠리'가 예상되는 만큼 외국인도 다른 신흥국에 비해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양호한 한국 주식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적극적인 형태에서 상승 모멘텀을 유발할 정도의 '러브콜'은 아니더라도 그동안 5조원이 넘는 순매도가 있었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는시도가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시장에서 최근 떠난 외국인 자금이 연말까지 다시 들어오면서 원화가 소폭 강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연준의 통화 정책이긴축적 동결을 유지할 경우 연말까지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조8천억∼2조원 수준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외국인이 확실하게 방향을 선회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국내 기업의 3분기 실적 발표와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여부 등도 변수로 꼽힌다.
김용구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나오고 중국 경기 방향이 선회한다면 외국인의 유입 강도가 예상보다 더 세질 수 있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