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채권 시장을 짓눌러온 불확실성 요소는 당분간 더 남아있게됐다.
하지만 이날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이'비둘기적(통화 완화 선호)'으로 받아들여지면 미국 금리 인상 충격에 대한 두려움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준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장은 18일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 때 이달에 금리를 올리겠다는 구체적 시그널(신호)이 없었다는 점에서 오늘 동결은 예상됐다"며 "오늘 옐런 의장이 인상 시그널을 주고 12월에 금리를 올리는 시나리오가 가장 무난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 실장은 "시장에서는 미국의 첫 금리 인상 시점이 3개월 차이가 나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연준이 시장과 소통을 어떻게 하느냐가 더욱 중요한데 그런점에서 오늘의 발언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고된 이벤트'이고 향후 인상 속도도 완만할 것으로 보여연내 금리 인상에 나서더라도 국내 채권 시장에 큰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잇따랐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미국이 앞으로 금리를 인상해도 금융 시장이 이를 정책 불확실성의 해소로 받아들여 주식과 채권이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본다"며 "특히 채권은 그간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비해 미뤄진 투자가 유입될 수 있어 장기물 쪽에서 추가 강세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이 기존에 금리를 올린 2004년보다 훨씬 금리 인상 속도를 완만하게 가져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며 "최근 중국발 금융 불안이 세계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친 데서 볼 수 있듯이 미국이 중국과 신흥국의 상황을 무시하고 금리를 인상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연준은 "최근의 전 세계 경제와 금융 상황이 경제 활동에 어느 정도 제약을 가했고, 단기적으로는 물가에 추가적인 하향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 중국발 금융 시장 충격도 이날 금리 결정에 영향을 주었음을 시사했다.
박혁수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오래전부터 예고돼 시장이 내성을 형성했다"며 "한국과 중국은 경기 둔화 문제가 겹쳐 금리 상승을 제한하는 효과가 있어 미국의 금리 인상 충격을 크게 받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연내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2.06∼2.1%까지 내려갈 수 있을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17일 국내 채권 시장에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0.003%포인트 하락한 연 2.271%로 마감했다.
또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걷히고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채권 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완화되면서 환율이 안정되면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추가로 내려 채권 금리가 추세적으로 하락(채권값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인은 지난 6∼8월 우리나라 채권 시장에서 3조3천950억원을 순매도했다.
박 팀장은 "정책 불확실성 완화로 달러 강세가 주춤해지고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완화되면서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며 "외환 시장이 안정되면 최근 S&P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과 맞물려 한은이 미국과 차별화된 통화정책을 펼 공간이 생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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