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산업, 규모 키워야 살아남는다"

입력 2015-09-14 12:00
이진만 시카고 듀폴대 교수 인터뷰



"금융시장은 결국 규모가 중요합니다. 세계금융시장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상품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시장을 키우지 않으면 한국 금융산업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시카고한인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인 이진만 미국 듀폴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시장이 살아남으려면 결국 규모를 키워야 한다"며 "거래할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중요하며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파생상품거래의 중심지인 시카고에서 지난 9일(현지시간) 만난 이 교수는한국 금융산업이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허브로 발전한 싱가포르나 홍콩 등에 비하면 이미 늦었지만 이제라도 국제화와 투자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에서도 2008년 이후 이자율이 고정되다시피 하면서 금융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투자회사들이 도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한국 시장도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규모가 훨씬 큰 일본도 내부에 의존하다 보니 활력이떨어져 금융 부문이 침체됐다는 지적도 했다.



이 교수는 금융시장의 각종 규제를 과감히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도하게 투기적인 거래에 대한 규제는 필요하지만 시장 참가 요건에 대한 제한을 두는 것은 불공정한 측면이 있다"며 금융산업의 규제를 최대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카고상업거래소(CME)와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합병으로 탄생한 CME그룹의 예를 들어 거래소 산업과 관련해서도 규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CME가 훨씬 규모가 큰 거래소였던 CBOT를 인수했다"며 "CME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규모를 키우지 않았으면 CME가 인수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CME그룹은 최근 아시아에서도 전자거래시스템을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며 한국거래소도 규모를 키워 국제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CME그룹은 이미 20여 년 전인 1992년에 24시간 전자거래시스템 글로벡스를 도입한 이후 세계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이 교수는 최근 초미의 관심사인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10월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자율이 낮다 보니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매년 15∼20% 올라 거품에 가깝게 과열됐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자율을 빨리 올려야 하지만 실제 경기 측면에서는 미국 경제가 회복된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때문에 금리를 쉽게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금리 인상은 피할 수없는 일"이라며 "당장 9월은 어려워도 10월에는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미국이 금리를 인상했을 때마다 한국 경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며 "이번에도 한국 등 신흥국의 실물 경제에 충격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실물 경제에 비해서 금융시장에는 이미 지표상으로 금리 인상이 반영돼있어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등 아시아는 비교적 준비가 잘 돼 있으며남미 신흥국이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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