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국채 가격 '반토막'…올들어 펀드수익률은 -31%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되면서 브라질 펀드에 가입했거나 국채를 사놓은 투자자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이미 큰 폭의 손실을 본 마당에 원자재 가격 하락과 미국의 금리 인상 임박에따른 달러화 강세, 정치 불안 등 요인이 맞물리며 브라질 경제가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10일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을 'BBB-'에서 투기등급인 'BB+'로 강등함에 따라 브라질 채권과 헤알화 가치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많다.
전문가들은 향후 브라질 투자에 대해 보수적인 접근을 주문하면서도 기존 투자자들에게는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은 크지 않은 만큼 섣부른 손절매는 자제할것을 조언하고 있다.
◇ 역사적 저점 기록한 헤알화…국채 투자 손실 눈덩이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채권은 한때 고금리와 비과세 혜택 등을 앞세워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상품으로 통했다.
2011~2012년 정점을 찍은 브라질 국채에 대한 관심은 최근까지도 이어져 지난해국내 증권사를 통해 투자된 브라질 국채 규모만 약 1조4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037620], 삼성증권[016360] 등 대형 증권사들이 연 10%를 훌쩍 넘는 금리를 투자 포인트로 지목하며 저금리에 지친투자자들에게 매수를 강력하게 추천했다.
그러나 브라질 경제가 휘청거리며 헤알화 가치가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떨어짐에 따라 통화 가치에 연동하는 국채 투자의 평가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원/헤알화 환율은 2010년 7월 690원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지난 4일 역사적 저점인 312.58원까지 추락하며 3분의 1토막이 된 상태다.
이자 수익 등을 감안해도 고점에 브라질 채권을 사들인 투자자들은 평가손실 규모가 투자 원금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원/헤알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나정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등급 강등에 이어 조아킹 레비 재무장관 사임, 포퓰리즘 정책 재추진 우려 등이 현실화될 경우 원/헤알 환율이 300원선까지 추가하락할 가능성도 있기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 투자자들에게는 손절매에 나설 시점은 아니라고 조언했다.
나 연구원은 "채권은 보유기간에 비례해 수익이 발생하는 상품"이라며 "최악의경우에도 만기보유로 약정된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평가손실을 확정하기보단 더 나은 매매 시점을 기다리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두터운 외환보유고 등을 고려할 때 디폴트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신용등급 조정이 후행적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과거러시아도 등급조정 이후 자산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섰다"며 "브라질의 디폴트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상황을 지켜보며 장기투자 관점을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 브라질 펀드 수익률도 '꼴찌' 브라질 관련 펀드 성적도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전날 기준 브라질 주식 펀드 50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31.08%에 달했다.
이는 다른 모든 유형의 주식형 펀드 중 최하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최근 1년 수익률은 -48.59%, 3년 수익률은 -51.46%로 더 나쁘다.
개별 상품으로 보면 '키움브라질익스플로러자 2[주식]A1'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37.73%로 가장 부진했고, '신한BNPP봉쥬르브라질자(H)[주식](종류A1)가 -35.40%, '산은삼바브라질 자[주식]A'가 -35.29%를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운용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자 1(주식)종류A'(설정액 522억원)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8.54%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브라질주식 자금 유출입이 거의 없어 펀드 투자자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라는 해석도 나온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자산 내에서도 원자재 관련 신흥국에 대한비중 축소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해당 증시의 낙폭이 커지며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낮아졌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기술적 반등을 겨냥해 비중을 확대하기에는 여전히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