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거래일간 코스피서 2조원 넘게 매집…기아차 1위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에 북한의 포격 도발까지 더해지며 증시가 깊은 수렁에 빠져든 가운데 기관 투자자들이 과감한 '베팅'에나섰다.
외국인의 이탈과 개인 투자자의 투매가 이뤄지는 가운데 기관 투자자는 값이 싸진 대형주를 중심으로 바구니 채우기에 분주한 모양새다.
2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기관은 지난 12일부터21일까지 7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기간 기관의 누적 순매수액은 2조760억원에 달한다.
최근 증시의 급락으로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낮아진 대형 가치주를 중심으로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다. 자동차 업종을 비롯한 환율 상승 수혜주와 경기 방어주등이 주요 매집 대상이다.
실제 이 기간에 기관의 바구니에 가장 많이 담긴 종목은 기아차[000270]로 집계됐다. 기관은 기아차를 1천728억원 어치 사들였다.
현대차[005380](3위·1천543억원)와 현대모비스[012330](5위·782억원)도 기관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의 경우 중국 판매 부진에 따른 이익 감소보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이익 증가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텔레콤[017670](4위·1천45억원), LG유플러스[032640](12위·460억원), KT[030200](14위·359억원) 등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통신주 역시 기관의 '러브콜'을 받았다.
최근 주가가 하락세인 NAVER[035420](6위·679억원)와 POSCO[005490](10위·542억원)도 저가 매력이 부각되며 기관의 매집 대상에 포함됐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 투자자와 달리 중장기 투자자는 지금 상황을결국 저점 매수 시점으로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관은 북한의 포격 도발 다음날인 21일 코스피가 1,900선이 무너진 데 이어 2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는데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중 최대 규모인 9천189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이날 하루 동안 기관의 집중 관심을 받은 것은 삼성전자[005930]였다.
기관은 이날 연중 최저 수준인 110만1천원에 장을 마친 삼성전자를 무려 1천308억원 어치 매집했다. 이날 삼성전자 종가는 연중 고점인 150만3천원(3월18일) 대비26.75% 하락한 금액이다.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SK하이닉스[000660](367억원)를 비롯해 한미약품[128940](352억원), 아모레퍼시픽[090430](230억원), 한국전력[015760](219억원) 등도 이날대거 기관의 바구니에 담겼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장에 여러 악재가 작용하고 있지만 기관은 북한리스크가 제한적이라고 판단해 주식을 싼값에 사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용구 연구원은 "여전히 시장에 잔존하는 위험이 많은 만큼 정보기술(IT), 자동차, 은행 등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고 재무적 안정성이 담보된 대형주와 배당주, 자산주 등 안정적인 포트폴리오가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hanajj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