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기준 장마감 상황 반영>>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이 결국 국내증시의 발목을 잡는 양상이다.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프로그램 매매의 비차익거래에서 매도 물량을 쏟아내며 코스피에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2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34포인트(0.02%) 오른 2065.07로 마쳤다.
지수는 장중 내내 약세를 보이다가 막판에 소폭 오름세로 돌아섰다.
기관과 개인이 매수에 나섰으나 외국인이 닷새째 순매도 행진을 벌이면서, 지수상승을 제한했다. 외국인은 전날 3천770억원의 대규모 매도 우위를 보인데 이어 이날도 1천892어원의 순매도를 보였다.
최근 외국인의 순매도 물량의 대다수는 프로그램 매매의 비차익거래 물량인 것으로 추정됐다.
선물·옵션과 연계된 차익거래와 달리 비차익거래는 인덱스펀드에서 지수관련대형주인 코스피200 내 현물(주식)을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 비차익거래 순매도 물량은 2천211억원이었다. 전날 프로그램 매매의 비차익거래 순매도 규모도 3천450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외국인 순매도 3천770억원에 육박했다.
또 전날 프로그램 매매의 순매도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아모레퍼시픽[090430], LG전자[066570], 현대자동차[005380], NAVER[035420], 삼성물산[000830] 등 모두 지수관련 대형주들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비차익매도는 외국인의 신흥시장 투자인덱스펀드로 추정된다"며 "외국인이 바스켓(종목 바구니)에 담긴 종목들을 파는 것은 개별 종목의 비중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국내 증시 전체에 대해 '팔자'에 나선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이 매도에 나선 배경으로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꼽는다.
증시에서 환율 상승은 대형 수출주에는 호재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환율이상승해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외국인은 국내 주식 투자에 따른 환차손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이번 외국인의 매도 공세는 한국 증시의 비중을 일부 줄이고 달러를 회수해가는 선제 대응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 연구원은 "중국 본토 증시의 급락 과정에서도 신흥시장펀드 등 외국인의 비차익매매가 두드러졌다"며 "중국 본토 증시가 반등할 때 외국인의 비차익매도 강도가 약화하거나 순매수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5원 오른 1,165.1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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