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개편 우려와 기대…"경쟁력 제고" vs "옥상옥 소지"

입력 2015-07-02 09:00
금융위원회가 2일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기업공개(IPO)를 골자로 발표한 거래소 구조 개편안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번 개편안이 거래소의 경쟁력 강화와 국제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와 함게 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 도입 등으로 실질적인 경쟁 체제가 구축되지 않으면 개혁안의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거래소의 조직 비대화로 오히려 비효율성을 키우고 시장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지주회사 IPO는 세계적 흐름…경쟁력 강화 기대" 이번 개편안은 한국거래소가 세계 주요 거래소와 경쟁할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기대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해외 거래소도 회원제 공공인프라에서 민간 중심 시장서비스 기관으로 변화하는 양상이 뚜렷하다"며 "해외 거래소는 지주회사 전환과국내외 경쟁 및 연계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으로 시장 간에 실질적인 경쟁이 이뤄지면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가 제공되고 중소·벤처기업들은 상장 부담이 줄어 증시를통한 자금조달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다.



실제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 일본거래소(JPX), 런던증권거래소(LSE) 등해외 주요 거래소도 지주회사를 상장시켰다.



이에 대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지주회사 전환은 필연적인흐름이며 장기적으로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비용 절감 효과와 거래소 조직의 경영 효율화가 강도 높게 진행되면투자자들의 거래 비용 감소로도 연결돼 전체적으로 시장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거래소 측도 이번 구조 개편에 기대를 표했다.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은 "이번 거래소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은 우리 자본시장의미래 모습으로서 한국 자본시장 역사에 큰 획을 긋는 획기적인 방안"이라며 "이를계기로 심기일전해 창조경제를 선도하는 아시아 금융허브를 목표로 경쟁력 강화에매진하겠다"고 밝혔다.



◇ "실질적 경쟁체제 도입 필요…투자자 보호도 큰 숙제" 그러나 이번 개편안이 거래소의 경쟁력 강화를 담보하지는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진 서울대 교수는 거래소에 대한 경쟁 촉진 원칙에는 공감하면서도 "현행거래소의 사업부 체제나 개편안의 100% 자회사가 실제로는 큰 차이가 없다면 분리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며 "어떤 수준의 ATS가 도입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TS 도입 등으로 외부 시장과의 경쟁이 얼마나 활성화되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거래소 노동조합은 이번 구조 개편안 자체에 반대 입장을 밝히며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옥상옥의 지주회사제 도입은 조직의 비대화로 비효율성을 키울 것"이라며 "거래소의 경쟁력 강화와 지배구조 개편은 인과관계가 없음에도 지주회사 전환을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코스닥의 자회사 분리로 시장 간 경쟁이 활발해져 상장 문턱이 낮아지면 부실기업들이 증시에 입성해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1996년 코스닥시장 개설 후 현재까지 상장폐지된 494개사가 가운데 79.4%에 해당하는 392곳은 'IT버블' 시기인 1996년~2002년에 상장된 기업이다.



벤처거품기 상장기업들의 퇴출로 피해를 본 소액주주가 188만명에 이르고, 그피해규모가 24조7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개편안은 법 개정과 거래소 주주 동의 등 앞으로 넘어야 할 관문도 많다.



거래소 지주회사 도입을 위해서는 자본시장법이 개정돼야 한다. 당국은 하반기정기국회에서 논의할 예정이지만 개정안이 언제 통과될지는 불투명하다.



IPO 단계에서는 증권사를 중심으로 거래소 지분을 보유한 회원사들에 대한 상장차익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상장 차익의 일부는 그동안의 독점이익에 의한 것이므로 기존 주주가 전부 가져가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지만 반발이 제기될 수도 있다.



예탁결제원, 시장감시위원회, 코스콤 등 공공 부문의 기능 조정도 쉬운 과제는아니다.



doubl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