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식펀드 올해 1조3천억원 증가…그리스 직접투자는 없어
올해 해외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던 유럽 펀드가 그리스 사태 악화라는 복병을 만났다.
전문가들은 유럽 펀드가 그리스 자산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상보다나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그리스 사태가 유럽 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에 주목한다.
29일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6일을 기준으로 올해 유럽 주식형 펀드에는 1조2천901억원의 자금이 순유입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3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월 600억 유로 규모의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자극제가 됐다.
개별 펀드로는 슈로더운용의 '슈로더유로자A(주식)종류A'가 인기몰이를 했다.
이 펀드의 올해 순유입액은 6천819억원으로 전체 유럽 펀드 순유입액의 절반을 넘겼다.
수익률 면에서도 ECB의 양적완화 발표 이후 유로스탁스(EuroStoxx)50 등 지역및 국가별 지수가 크게 오르면서 유럽 펀드는 투자자들에게 톡톡히 효자 노릇을 했다.
유럽 주식 펀드의 6개월, 1년, 3년 평균 수익률은 15.29%, 14.83%, 66.39%로 중국 주식 펀드를 제외하고는 해외 펀드 중 가장 높은 편이었다.
양적완화 정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면서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도 올해들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되는 등 향후 경기 회복 전망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리스 정부가 채권단과의 협상안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라는 뜻밖의카드를 꺼내들면서 국내 유럽 펀드 가입자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NH투자증권 유동완 연구원은 "우려했던 것보다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는 상태로 파악이 되고 있다"며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7∼8월 유럽경제가 큰 변동성에 노출되게 됐다"고 지적했다.
국내에 설정된 유럽 펀드는 대부분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의 대형주에투자하고 있다.
운용 설정액이 9천369억원으로 가장 큰 '슈로더유로자A(주식)종류A'의 포트폴리오에는 프랑스 제약사인 사노피, 이탈리아 금융사 인테사 상파올로, 독일의 소프트웨어 업체 SAP SE, 에어버스 등이 담겨 있다. 그리스 사태에 따른 직접적 영향권에는 들어있지 않은 셈이다.
그럼에도 유로존 전체의 경기 흐름이 나쁜 쪽으로 바뀔 때 이들 대형주의 주가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유 연구원은 "유럽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판단은 그리스 사태가 잘 봉합될 것이라는 가정에서 나온 것이어서 사태가 나쁘게 전개되면 이런 전망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최악의 경우로 가지는 않아도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신규 투자는 7월 중순까지 시장 동향을 살펴보고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7월까지 그리스와 채권단의 협상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은 여전히남아 있다"며 "기존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유럽 펀드를 모두 환매하다가는 투자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부분적으로 이익을 실현하면서 사태 추이를 모니터링하는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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