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ISS 제출자료 공개로 '논리싸움' 본격화(종합)

입력 2015-06-18 11:47
<<제목 변경, ISS 제출용 문서라는 설명 추가>>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18일 제일모직[028260]과 삼성물산[000830]의 합병에 반대하는 이유를 처음으로 상세히 밝혔다.



19일 법원의 가처분 사건 심문을 앞둔 시점에서 그간 감추었던 카드패를 까 보임으로써 삼성그룹과 본격적인 논리 싸움에 돌입하는 한편 합병 반대 세력을 결집해보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엘리엇은 이날 개설한 인터넷 홈페이지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관한견해'라는 27쪽짜리 영문 설명 자료를 올렸다.



이 자료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에 제출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해외 기관투자가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는 ISS는 7월 초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대한 견해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이 주총을 앞두고 ISS를 설득해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반대 표심을 결집해내겠다는 전략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물산의 외국인 주주 지분율(보통주 기준)은 엘리엇을 포함해 33.45%에 달한다.



엘리엇은 이 자료에서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에대해 인지하고 이를 지지한다"면서도 "합병안이 불공정하고 불법적이며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심각하게 불공정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의 지배 구조 개편 필요성을 지지한다"고 언급한 부분은 '립 서비스' 차원의 수사일 뿐 발언의 방점이 후자에 찍혀 있다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엘리엇은 이날 자료에서 합병 비율의 '불공정성' 문제 외에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 양사 합병에 따라 순환 출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 등을 두루 거론했다.



아울러 엘리엇은 내달 17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실질적으로 최고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 삼성물산 자사주 처분에 관한 '이의'도 제기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이 자사주 899만주(5.76%)를 우호 관계에 있는 KCC[002380]에넘기는 행위를 막아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상태다. 이미 주식 거래가 끝나 KCC에 넘어간 지분이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해달라고도 요구했다.



엘리엇은 자료에서 "삼성물산 경영진은 이 단계(자사주 처분)를 밟음으로써 삼성물산 주주들의 주식 가치와 의결권을 희석시켰다"며 "이사 7명이 모두 이를 승인한 것은 이사회의 독립성 결여를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엘리엇이 언론을 상대로 한 보도자료 배포를 넘어 일반인을 상대로 자사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한 별도의 홈페이지까지 개설한 것은 적극적 여론전을 펼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자료는 그간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동향에 관심을두고 치밀한 준비를 해 왔음을 짐작케 한다.



업계에서는 엘리엇이 '장기전'에 대비해 자문과 소송 대리 업무를 맡긴 법무법인 넥서스 말고도 한국 내 법무 담당 인력과 복수의 국내 대형 증권사들까지 끌어들여 대대적인 협력팀을 꾸렸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따라서 엘리엇이 앞으로 미리 짜 놓은 '작계'에 따라 시장에 적극적으로 '재료'를 던지면서 이번 분쟁 이슈를 길게 끌고 갈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한 자산운용사의 고위 관계자는 "엘리엇이 알려진 대로 삼성물산 지분만을 가졌는지, 제일모직 지분도 가진 것인지를 알 수가 없고 파생상품을 통해서도 어떤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지도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탓에 관련 주가의 흐름을 예측하기가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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