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올들어 국내 채권 5조6천억 '폭식'

입력 2015-06-02 11:30
외국인 원화채권 잔액 106조 육박…원화 강세에 금리 이점까지



'달러 약세-원화 강세'로 달러 캐리 트레이드(국가간 금리차이에 투자한 거래)가 활성화하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국내 채권 잔액이 106조원에 육박했다.



2일 NH투자증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원화채권 잔액(순투자 기준)은 지난달 말 기준 105조9천60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보유 원화채권 잔액은 2013년 7월 26일 103조5천297억원으로 최고치를기록하고선 그해 말 92조원대로 감소했다가 작년부터 증가세로 전환해 지난달 15일103조8천억원으로 전 고점을 넘어선 뒤에도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외국인 보유 채권 잔액은 작년 말 100조3천506억원과 비교하면 올들어 5개월 동안 5조6천96억원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값싼 달러를 들여와 국내 채권을대거 사들인 것이다.



외국인이 국내 채권을 꾸준히 사들이는 것은 신용등급이 비슷한 다른 국가와 비교해 금리 이점에 더해 원화가치 상승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질 실효환율기준으로 원화가치가 높아 환율 손실 가능성이 없는 데다 전세계 초저금리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금리 이점이 있어 투자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은 그러나 세계 채권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불안감이 커진 지난 4월중순 이후로는 장기물과 국채보다 단기물과 통안채에 매수세를 집중했다.



실제 외국인은 지난주에 7천369억원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이 중 외국인은 국채를 1천171억원 순매도했고 만기가 1∼2년으로 짧은 통안채를 8천53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현재 외국인 보유 원화채권의 만기는 2.66년으로 축소됐다.



김지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세계 채권시장에서 불안감이 커지자 주로 만기가 짧은 단기채와 통안채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채권시장에선 외국인 보유 채권의 만기가 대거 돌아와 자금 이탈 우려가커지고 있다. 외국인 보유 채권 물량 중 이달에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이 7조3천억원으로 지난 4월의 배 수준에 이른다. 국고채 1조6천억원어치를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통안채 물량이다.



외국인은 그러나 국내 채권시장에서 투자를 중단하지 않고 재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이 이달에는 만기 도래 채권이 많아 잔고를 추가로 늘리지는 못하고 단기 통안채를 중심으로 재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indig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