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지배구조 개편이 최근 속도를 내고있다. 기업 분할과 합병은 대체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는 양상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와 와이즈에프엔 등에 따르면 순환출자 해소와 오너 일가의 지분율 확대, 일감 몰아주기 규제 탈피,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합병과 지주회사 전환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비롯해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SK와 SK C&C, 한진칼과 정석기업까지 올해 들어 10대 그룹에서만 네 차례 합병이 결정됐다.
중소기업들도 지배구조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 등을 위해 올해 기업분할을 마친 상장사는 동양기전, 한솔제지,덕산하이메탈, 골프존, 메가스터디, 우리산업 등 6곳에 이른다. 이 중 5곳은 분할이후 시가총액이 늘었다.
지난 1월 분할 전 시가총액이 2천394억원이던 동양기전은 디와이와 디와이파워로 분할한 1개월 후 시가총액 합계가 2천628억원으로 9.77% 불었다.
한솔제지는 1월 26일 분할 직전 4천646억원이던 시가총액이 한솔홀딩스와 한솔제지로 분할한 1개월 후 13.56% 증가했고, 현재는 6천678억원으로 43.74% 급증했다.
덕산하이메탈은 분할 1개월 후 시가총액이 35.70% 늘었고, 골프존도 1개월 만에 8.25% 증가했다.
지난달 6일 우리산업과 우리산업홀딩스로 분할한 우리산업도 현재 시가총액이분할 전보다 15.76% 늘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분할 이후 지주회사는 대주주 지분이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사업회사는 본연의 가치가 온전히 반영되면서 투자 매력이 커져 단기간에 시가총액의 합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합병 발표가 해당 기업들의 주가를 단기에 끌어올리기도 한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의 합병이 발표된 지난달 26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이틀간 18.81% 상승했다. 제일모직도 같은 기간 16.51% 올랐다.
SK는 지난 4월 20일 SK C&C와의 합병을 발표한 이후 4월 말까지 5.11% 올랐다.
같은 기간 SK C&C는 6.95% 상승했다.
현대하이스코와 현대제철은 합병 발표일인 4월 8일 각각 8.16%, 6.06% 상승했다.
지배구조 개편은 복잡한 소유 구조를 단순화해 투명성을 높이고 경영의 효율성도 증대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대주주들이 큰 비용 지불 없이 지배력을 강화하는 도구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기도 한다.
김광현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은 결국 대주주의 이익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핵심 계열사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 합병이나 분할이 장기적으로 반드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은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단순히 대주주 지분을 높이기 위한 기업 합병과 분할은 기업의 책임성, 효율성과는 거리가 멀다"며 "구조 개편을 단기적인 주가로 판단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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