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조치 5년…'북한 리스크'에 짓눌린 남북관계주

입력 2015-05-24 04:03
천안함 사건 이후 우리 정부가 취한 5·24 대북제재 조치가 24일로 시행 만 5년을 맞았다.



북한과 인적·물적 교류 단절을 뼈대로 한 5·24 조치 후 남북 간 대립과 갈등국면이 장기화하면서 남북관계주로 분류되는 기업의 주가는 '북한 리스크'에 좌우되면서 큰 변동성에 노출되곤 했다.



24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 재영솔루텍[049630]은 5·24 조치가 발효된 2010년 5월 24일 이후 상한가와 하한가를 52번이나 기록했다.



개성공단 입주 업체로, 조이너스와 꼼빠니아 등 브랜드 의류를 생산하는 인디에프[014990]도 같은 기간 24번 가격제한폭까지 오르거나 내린 기록을 갖고 있다.



금강산에 골프장을 포함한 리조트 시설을 보유하던 에머슨퍼시픽[025980]은 39번 상·하한가까지 주가가 움직인 적이 있다.



'대북 송전주'로 분류되는 이화전기[024810]도 남북관계가 흐름에 따라 주가가춤을 추는 대표적 종목이다. 과거 5년간 상한가까지 오른 적이 24번, 하한가까지 내린 적이 11번이다.



남북 테마주들은 이처럼 가격제한폭까지 오르거나 내리지 않더라도 5% 이상 급등락하는 경우가 잦은 편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일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개성공단 방문 예정 소식에이들 회사의 주가가 급등했다가 북한의 갑작스러운 거부로 급락 반전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연출되기도 했다.



남북 고위급 접촉 개최나 북한 고위층의 아시안게임 방문, 이산가족 상봉 행사합의 등 호재 때는 급등했다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핵실험, 국지 도발, 개성공단마찰 등 악재가 터지면 오른 주가를 도로 반납하는 도돌이표 국면이 이어진 것이다.



외부 변수에 의한 급등락이 잦은 것은 이들 회사가 안정적 투자를 유치하거나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가는 데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 회사가 '테마주'로 인식되다 보니 안정적 이익을 내는 견실한 기업들까지도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개인 투자자들과 자산운용사 등 기관으로부터 외면받는 것이대표적인 피해라고 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작년 드레스덴 선언을 발표하면서 자산운용 업계에서 통일 시대를 대비하자는 뜻에서 '통일 펀드'를 속속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남북 테마주는외면받고 대규모 시설 투자를 대비한 인프라 관련주, 교육주, 의료주 등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주가 측면에서 봐도 회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적지 않은 남북 테마주의 주가가 5년 전 수준을 맴돌거나 되레 크게 밑돌기도 한다.



금강산 관광 사업권을 가진 비상장사인 현대아산의 최대 주주인 현대상선[011200]은 본업인 해운업의 부진과 남북관계 경색 국면 속에서 2010년 5월 24일 2만3천658원이던 주가가 이달 22일에는 9천110원으로 내려갔다.



이 회사의 주가가 비단 남북관계에만 좌우된 것은 아니지만 성장에는 분명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5·24 조치 후 남북관계 흐름이 전적으로 이들 기업이 겪는 어려움의 원인이 아니지만 재무 구조 등에 영향을 주면서 주가에도 일정한 부담을 줬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ch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