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 매수청구권 거의 없을 듯
SK가 SK C&C를 흡수 합병하면 SK는 사업지주회사로서 그룹 내 위상을 견고하게 구축하고 주가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그룹 지배력도 다른 재벌 총수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튼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와 SK C&C는 20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다.
이에 대해 SK는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와 지배구조 혁신을 통한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 최태원 회장, 지배력 '영향 없어' 이번 합병으로 최대 주주인 최태원 회장의 지배력이 약화되지 않는다.
현재 SK와 SK C&C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율은 각각 31.8%와 43.5%수준이다.
SK C&C와 SK는 각각 1대 0.74 비율로 합병하고 SK C&C는 6천360억원어치의 자사주 600만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절차를 거쳐 합병이 끝나면 최 회장과 최기원 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의 SK보유 지분은 23.2%(1천647만주)와 7.4%(525만주) 등 모두 30.6%로 추산된다. 의결권행사를 할 수 없는 자사주 16.4%(1천164만주)를 합친 우호 지분은 47% 수준으로 추정된다. SK로 피인수되는 SK C&C는 공개 매수 청구를 거쳐 합병이 완료되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 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결국, 합병사의 최대주주 일가 지분은 30.6% 수준으로 낮아진다.
조진호 미래에셋 연구원은 "이번 합병은 리스크 해소를 통한 그룹 지배력 강화성격이 강하다"라며 "최 회장 입장에선 합병을 통해 자신과 일가의 지분율을 희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중선 키움증권 책임연구원은 "이번 SK와 SK C&C 간 합병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목적에서 진행됐지만, 최태원 회장과 SK에도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합병 후 최태원 회장의 지배력은 보유 지분율 측면에서 삼성이나 현대차,LG 등의 다른 대기업 그룹보다 훨씬 높아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 SK, 지주사 입지 강화…주가도 탄탄·투자 재원 여력도 커져 SK 입장에선 지주사의 입지를 굳힐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긍정적이라는 평가가우세하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주사가 변경될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이뤄진것이어서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해 보인다"며 "합병 후 투자 여력도 커질 것"이라고분석했다.
전체 자산 중 투자자산 비중이 50%를 넘으면 지주사가 변경될 수 있다. 현재 SK의 투자자산 비중은 이미 40%를 넘어선 상태다.
이번 합병 결정으로 SK의 주가도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잇따르고있다.
최 연구원은 "이번 구조개편으로 방점을 찍은 게 아니라 추가 호재가 더 있을것이란 전망도 있어 SK 주주들은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진호 연구원은 "이번 합병으로 펀더멘털(기초여건)은 큰 차이가 없다"며 "시장에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물량을 회사가 감당할 수 있을지를 우려하고 있으나,최근 주가가 견조한 흐름을 보여 SK C&C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건이 발생하지 않을것"이라고 전망했다.
SK C&C도 자사주 소각 결정으로 시가총액이 4조원 정도 공중으로 날아가므로 20% 정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만큼 주주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다는 설명이다.
이날 오전 11시33분 현재 SK 주가는 강보합권을, SK C&C는 약보합권을 보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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