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60선도 코앞…'실적 랠리' 이어지나(종합)

입력 2015-04-08 17:15
<<증시 전망 등 상세 내용 추가>>"이번에는 다르다" vs "추세 상승 어렵다"



코스피가 8일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2,050선을 넘어섰다.



최근 수차례 2,050선 문턱에서 번번이 미끄러졌지만 이날은 2,050선을 훌쩍 넘어 2,060선에 바짝 다가섰다.



시장에서는 '유동성 랠리'에 더해 '실적 랠리'가 펼쳐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커지고 있다.



전날 발표된 삼성전자[005930]의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기업 실적에 대한 의구심이 기대감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외 불안 요인이 다시 불거질 수 있고 기업 실적에 대한 확신도 부족하다며 박스권 돌파 기대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 코스피, '강세장' 여건 마련됐다 코스피는 지난 2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8일에는 장중 2,060.19까지 올랐다.



코스피가 장중 2,060선을 넘은 것은 작년 9월 19일 이후 약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종가 기준으로 2,050선 위에서 마감한 것도 마찬가지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등으로 풍부해진 유동성을바탕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상승세를 탔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늦춰지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줄대형 변수는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리스가 예정대로 국제통화기금(IMF)에 채무를 상환하기로 하고, 이란 핵협상이 잠정 타결되는 등 대외 불확실성도 완화됐다.



내부적으로도 강세장 연출을 위한 조건이 두루 갖춰졌다.



우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풀린 국내 자금이 주식시장에 흘러들기 시작했다.



국고채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배당 촉진 정책과 기업들의 주주친화 경영 강화 등으로 한국 증시의 저평가도 개선되는 흐름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호재에도 코스피가 그동안 2,050선을 시원하게 뚫고 올라서지못한 것은 실적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기업 실적의 뒷받침 없이 유동성만으로는 박스권 탈출에 한계가 있어서다.



강세장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었던 기업 실적 개선이 현실로 나타나면 박스권 돌파 가능성이 커진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세계적인 유동성을 더 받아내기 위해서는 더 큰 대야가 필요하다"며 "이제는 실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 기업 실적, '미운오리'에서 기대주로 1분기 실적 발표 시즌 직전까지도 장밋빛 전망에 대한 경계심리가 적지 않았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 속에서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다.



수년째 '어닝 쇼크'가 되풀이되면서 기업 실적에 대한 전망치가 신뢰를 잃었기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는 기대가 퍼지면서 실적 발표 시즌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전날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로 어느 정도 자신감도 회복한 모습이다.



김광현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이 전망치를 크게 웃돌아 실적 발표 시즌의 출발이 나쁘지 않다"며 "증시 전체로도 분기 마감을 앞두고 이익전망치가 상향조정되면서 전망치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1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수준을 나타내고 저유가 기조가 유지됐다는 점도 기업 실적에 긍정적이다.



기업 실적 전망치는 3월 이후 삼성전자를 비롯한 정보통신(IT) 대형주를 중심으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코스피200 소속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연초보다 0.5% 상향조정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에 대한 이익전망치 흐름이 2012년 이후 가장 양호하다며 외국인들은 이익 추정치가 상승세인 국가의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코스피가 강세장을 나타낼 좋은 기회"라며 "유동성 랠리에 이어 실적 랠리가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 2,050선 안착할까…단기 과열 우려도 다수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2,050선 안착이 가능하며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유동성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커지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삼성전자의 3분기 '어닝쇼크'로 박스권을 돌파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다르다"며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코스피의2,050선 안착과 추가 상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의 눈높이도 대체로 높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국내 증시를 보수적으로 바라보던 교보증권도 올해 코스피 예상 범위를 종전 1,750~2,150에서 1,900~2,250으로 상향조정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돌발 악재가 나타나도 국내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부각될 수 있다"며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은 실적이 뒷받침되는 것이 관건이지만 단기 박스 탈출 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론에 대한 경계의 시선도 만만치않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의 회복세가 여전히 미진한 상황이다. 여기에 박스권 상단돌파를 가로막아온 주식형펀드의 환매 물량도 계속 부담을 주고 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질수 있고 경기지표도 좋지 않다"며 "국내 기업 실적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좋다고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스피가 2,050선은 넘었지만 현 상황에서 추세적으로 오르기는 어렵다"며 "조정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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