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선 오르자 주식형펀드서 1조8천억 '탈출'

입력 2015-04-08 04:06
환매물량에 코스피 박스권 갇히나…"외국인 매수세가 관건"



최근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 박스권 돌파를시도 중인 가운데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1조8천억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그간 코스피가 번번이 펀드 환매에 발목이 잡혀 박스권 돌파에 실패한 만큼 이번펀드 환매의 규모와 강도에 관심이 쏠린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가 5개월여 만에 2,000선을 재돌파한 지난 3월 3일 이후 현재(4월3일 기준)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ETF) 제외)에서는 1조8천328억원이 순유출됐다.



24거래일 중 4일을 제외한 모든 날에 자금이 빠져나갔으며, 펀드 환매 규모도큰 편이다. 상당수 거래일에 1천억~2천억원대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는 수년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며 투자자들이 코스피 2,000을 '환매 시점'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1,800~2,100 사이에서 증시가 시원하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다 보니 투자자들은 지수가 박스권 하단에 왔다고 인식하면 자금을 넣고, 반대로 상단에 다가가면 반사적으로 돈을 빼내는 상황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그간 펀드 환매 물량이 시장에서 많이 소화됐다고는하지만, 여전히 박스권 장세를 염두로 한 펀드 매매는 이어지고 있다"며 "펀드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돼야 지수가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투신권(자산운용사)의 매매 흐름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투신권은 지난 2월 26일부터 전날까지 29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투신권에서 순매도한 금액은 총 2조4천540억원이다.



코스피가 박스권 돌파 시도를 할 때마다 등장하는 환매 물량은 다시 증시를 박스권에 가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이번 펀드 환매 행렬에 또다시 코스피가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코스피의 2,050 혹은 2,100 돌파는 가능할 수 있다"며 "다만 그 이상으로 가려면 펀드 쪽에서 나오는 매물 소화가 전제돼야한다"고 말했다.



펀드 환매야 당분간 지속하겠지만,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진 만큼 그 이상의외국인 매수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펀드 환매 증가에 따라 코스피의 상승이 다소 지연되는 모습은 나타났으나, 하락을 이끌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금리 인상 시기가 지연되고 있고, 세계 유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이기때문에 향후 그리스 등 추가 리스크만 부각되지 않는다면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며코스피의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