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후보 11.6%는 전직 장·차관"
대신경제연구소는 9일 롯데쇼핑이 3월 주주총회에 상정한 이사 선임 및 배당 안건과 관련해 기관투자자들이 의결권을 행사할 시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또 이달 주총에서 상장사들이 신규 선임하려는 사외이사 후보자 중 전직 장·차관 출신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대신경제연구소는 산업 내 영향력·시가총액·기관투자자 지분율 등을 고려해 400개 상장사를 주요 의안분석 대상으로 선정하고, 이들 중 지난 4일까지 주총소집을 공고한 126개사의 안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대신경제연구소는 롯데쇼핑이 상정한 배당 및 이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의결권 행사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김호준 대신경제연구소 지배구조연구실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11개사의 이사를 겸직하고 있어 이사로서의 의무를 충실하게 다할 수 있을지 의문이며,이에 대한 회사 측 해명도 불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롯데쇼핑이 올해 배당규모를 다소 확대했지만, 절대적인 배당성향이여전히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그밖에 대신경제연구소는 ▲ 한국전력[015760] 부지 고가 매입 결정에 관여한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기아자동차[000270]의 이사 재선임 ▲ 삼성SDS 지분 저가매각 결정에 관여한 삼성전기[009150]의 이사 재선임 건에 대해서도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삼성전기에 대해 정성엽 대신경제연구소 팀장은 "삼성전기가 보유했던 삼성SDS 지분을 구주매출했을 때 (삼성SDS의) 공모가는 19만원으로 장외시장(K-OTC)에서의 가격 35만원선보다 크게 낮았다"며 "삼성전기 주주 입장에서 볼 때 문제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상장사들이 신규 선임하려는 사외이사들의 경력도 분석됐다.
126개사의 안건 중 사외이사 신규선임 건은 86건으로, 이들 사외이사 후보자의경력 가운데 전직 장·차관이 11.6%로 가장 높았다.
그밖에 ▲ 법무법인(현직 법무법인+전직 검사판사)(10.5%) ▲ 공정위·금감원 (5.8%) ▲ 국세청(3.5%) ▲ 청와대(2.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기업들의 이사보수 한도를 분석해보면 사외이사 1인당 평균 보수 지급액은 2014년 5천300만원으로 전년보다 9.3% 올랐다.
이를 사외이사가 회의에 참석한 건수당 보수지급액으로 환산하면 2014년 560만원으로, 전년(505만원)보다 10.9% 늘었다.
주총 개최일과 공고 시점을 분석해보면,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주총일 28.4일 전에 소집을 결의했다.
하지만 주총 세부안건이 공개되는 소집 공고는 평균 주총일 18.9일 전에 공고돼, 법적 공고 기한인 14일 전보다 근소하게 빨랐다.
김호준 실장은 "안건 공고 기간이 촉박해 주주들의 주주권 행사를 제약하고 주주들 스스로 안건에 관심을 끊게 되는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대신경제연구소가 이번에 새롭게 시작한 주주총회 의안분석 서비스는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에 도움을 주려고 마련된 것이다.
앞으로는 정기주총 의안뿐만 아니라 기업분할, 인수합병, 영업양수도 등 지배구조 전반에 관한 이슈로 연구 범위를 확대될 예정이다.
또 대신경제연구소의 상장사 주총 안건 분석 데이터는 계열사인 대신자산운용에도 전달돼 의결권 행사 시 참고된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