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α' 추구하는 펀드 라인업 강화증권사도 원금 손실 낮춘 '신상 ELS'로 대응
중위험·중수익 시장의 주도권을 증권사들의 주가연계증권(ELS)에 내준 자산운용업계가 새 투자 트렌드를 반영한 맞춤형 펀드 상품을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도 수성을 위해 'ELS 업그레이드'에 힘을 쏟고 있어 시장을 지키려는 쪽과 되찾으려는 업권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ELS펀드와 인컴 펀드, 글로벌자산배분형(멀티에셋)펀드, 롱쇼트펀드 등을 내놓고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운용사들은 기대수익률을 5∼8%로 다소 낮추고 대신 운용 안전성을 높여 초저금리 시대의 투자 대안을 찾고자 하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겠다고 설명한다.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8∼9월 ELS 펀드를 출시하며 중위험·중수익 상품군을 강화했다.
ELS 펀드는 말 그대로 다수의 지수형 ELS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으로, ELS에 대한 투자 수요를 펀드 시장으로 끌어오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ELS 정도의 수익률을 추구하면서도 수시 환매나 적립식 투자가 불가능한 ELS의단점을 보완해 안정성을 높인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삼성운용과 한국운용 ELS 펀드의 설정 이후 수익률은 각각 3.27%, 6.06%를 나타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배당 등의 인컴을 활용한 '배당프리미엄펀드'를 대표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밀고 있다.
고배당주에 투자해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추구하면서 콜옵션을 매도해 종목 가격변동에 따른 위험성을 줄이는 전략을 취한다. 이 펀드(C-W클래스 기준)의 1년 수익률은 6.44% 수준이다.
세계 각국의 주식과 채권, 통화, 원자재,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을 편입해 시장상황에 따라 투자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해외 자산배분형 펀드도 관심을 끌고있다.
한화자산운용이 내놓은 '멀티에셋크루즈5.0' 펀드는 국내외 다양한 자산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 투자한다. 한화운용 측은 리스크를 중심으로 자산을 배분하기때문에 투자 시점에 관계없이 일정한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며, 목표 수익률은 5∼6%라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에서도 미국 주식과 채권에 분산투자하는 '삼성미국다이나믹자산배분' 상품을 밀고 있다.
이 펀드는 미국 주식과 채권에 각각 40%씩 투자하고 20%는 시황에 따라 주식과채권 비율을 조절해 투자한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펀드로 손꼽히던 롱쇼트 펀드는 세대교체를 통한 명성 회복에 나서고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 등을 필두로 한 Ƈ세대 롱쇼트 펀드'들은 최근 수익률 부진으로 자금 이탈 현상을 나타내고 있지만, 기대 수익률과 위험을 함께 낮춘 ƈ세대 롱쇼트 펀드'들은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KB자산운용은 'KB롱숏펀드'가 종전 상품들보다 위험 관리 부분을 강화해 위험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 A'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63%인 반면 'KB코리아롱숏 A'의 1년 수익률은 6.69%로 양호한 편이다.
이 같은 자산운용업계의 공세에 증권업계도 안정성을 강화해 원금 손실 가능성을 낮춘 새로운 ELS로 대응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원금 손실(녹인) 기준 구간 진입 시에도 최대 원금 손실 가능 한도를 20%로 제한한 '원금 80% 보장 ELS'를 선보였다.
예상치 못한 시장 상황에 기초자산 가격이 급락해도 최대 손실폭을 제한함으로써 안정성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NH투자증권에서도 원금 손실 조건에 도달 시 만기를 연장해 추가로 수익률 회복기회를 부여하는 '뉴 하트(New Heart)형 ELS'로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원금손실 조건 시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상품 이름도 '새로운 심장'이라고 지었다.
지난 1월 9일부터 현재까지 633억원이 판매됐고 이달 중 1천억원 돌파가 기대되고 있다.
조기 상환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원금 손실 위험을 줄인 상품도 속속 출시되고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스피드 스텝다운형 ELS'는 종전 상품처럼 6개월 단위로 상환을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6개월 시점에 1차 조기상환이 연장되면 매달 상환 관측을 하게 된다.
만기 3년 동안 총 31번 조기 상환의 기회를 부여하는 셈이다. 상환 조건은 최초기준가의 90% 이상이다.
신한금융투자도 첫 조기상환 문턱을 80%대로 낮춘 '첫스텝 80 시리즈 ELS'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 시리즈는 지난 한 해 동안 5천400억원, 올해 들어 지난 달까지 2천400억원 어치가 팔렸다.
한편, 지난해 원금 손실이 발생했던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형 ELS의 경우 투자자들의 안전 선호 경향이 뚜렷해지며 발행 규모가 많이 축소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발행금액 기준으로 지수형 ELS 비중은 99.16%, 종목형 비중은 0.84%로 각각 집계됐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