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주가를 찍은 황제주 아모레퍼시픽이 액면가 분할 결정을 내리자 거래 활성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그동안 물량 부족으로 사고 싶어도 못샀던 개인투자자들도 이제 몸집 가벼워진아모레퍼시픽 매입에 가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090430]과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은 유통주식 수 확대를 위해액면가를 5천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 공시했다. 액면 분할 대상은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의 보통주와 우선주다.
신주는 이달 20일 주주총회를 거쳐 5월 8일 상장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액면분할에 나선 것은 유통 주식수 확대로 유동성 개선과 거래활성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액면분할이란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한 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이다.
액면분할 후 시가총액은 같지만 주식 수가 증가하면서 1주당 가격이 낮아져 거래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한국거래소도 액면분할의 장점을 내세워 작년 10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고가 우량 상장사들을 불러 액면분할을 요구했다. 액면분할 후 유통 주식수가 늘고 주가도낮아져 투자자의 접근성이 좋아지면 기업의 시가총액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측도 "개인투자자의 매수가 늘어나고, 기존 주주들의 보유 주식에대한 유동성· 환금성도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모레퍼시픽 관련주로는 지주사인 아모레G[002790]와 아모레G우[002795],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우[090435] 등 4개가 상장돼 있다.
이들 주식은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은 적은 데 반해 매수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가가 고공행진을 해왔다. 최근 아모레퍼시픽 계열 4개 상장 주식의 최고가는 아모레퍼시픽 304만원, 아모레퍼시픽우 162만5천원, 아모레G 139만7천원, 아모레G우 66만9천원 등이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상장일인 2006년 6월 29일 이후로 줄곧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9개월도 안 돼 8배로 급등했다. 주가는 상장 당일 가장 낮은 37만5천원에서 시작해 종가 기준으로 2010년 6월 15일 처음 100만원을 돌파했다. 4년 후인 2014년 8월 13일 처음으로 200만원을 넘고선 6개월여 만인 최근 300만원을 밟았다. 그러나유통 물량이 워낙 적어 하루 평균 거래량은 1만여주 안팎에 불과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대주주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서경배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49.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보유 지분이 28.9%에 이르고, 국민연금도 8.10% 지분을 갖고 있다. 실제 유통 물량은 기관이 보유한 물량을 포함해도15%에 못 미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 계열 주가 상승은 유통 물량은 부족한데 매수 수요가 꾸준히 생기는 수급 불균형의 영향이 크다"며 "주가 상승을 기관투자가와외국인투자자만 즐길 뿐 개인투자자들은 참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액면분할로 이들 관련주의 '수급 불균형'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될것으로 기대된다.
액면분할 후 아모레퍼시픽 보통주의 주식 수는 584만5천849주에서 5천845만8천490주로 늘어난다. 아모레G의 보통주식 수는 797만9천98주에서 7천979만980주로 증가한다.
과거 황제주인 SK텔레콤[017670]은 1999년 말 445만원까지 올랐다가 이듬해 액면가를 5천원에서 500원으로 쪼개 주식 수를 늘린 이후로 개인투자자 참여가 늘면서20만∼30원대 주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아모레퍼시픽의 액면분할 결정은 다른 고가주들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현재 롯데제과[004990]와 롯데칠성[005300], 삼성전자[005930], 영풍[000670],태광산업[003240] 등의 상장사 주가가 100만원을 웃돈다.
그러나 일각에선 액면분할이 근본적인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주가 부양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 우량주 56개 중에서 액면 분할 1년 후 주가가 다우존스지수 수익률을 웃돈 종목은 25개로 44.5%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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