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첫 개최…'디지털 변혁' 놓고 열띤 토론
2박3일 동안 서울에서 열린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이사회가 13일 막을 내렸다.
30개 회원국에서 100여명이 참석한 이사회의 열기는 뜨거웠다. 참석자들은 회의마지막 날 예정된 시각을 넘어서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각국 금융시장을 감독하는 수장들의 화두는 단연 '디지털 변혁'이었다. 첫날 라운드 테이블에서 한국 금융업계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핀테크(Fintech, 금융·IT융합)'를 비롯해 기술 발전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
그렉 메드크래프트 IOSCO 이사회 의장은 이날 이사회를 마친 뒤 서울 신라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선제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규제를 하려면, 리스크 파악이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 거래와 관련한 기록, 위험 관리 파악에 필요한 자료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여러 아이디어를 공유했다"며 "IOSCO는 사이버 보안에 초점을두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세계적인 저금리 추세로 인해 금융 투자자들이 회사채에 몰리는 현상에 대해서도 짚어봤다.
최근 각종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바닥까지 내려온 가운데,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앞다퉈 회사채를 보유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세계 금융당국은 회사채 보유분에 위험 부담을 지도록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시장에서는 규제가 유동성을 제한할 수 있다고 맞서고있다.
메드크래프트 의장은 "은행의 채권 보유금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왜 채권을 매입하고 싶어하는지, 시장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있다"고 말했다.
선진국과 신흥국 시장의 괴리도 주요 이슈였다.
메드크래프트 의장은 "경제 성장을 도모하는데 자본시장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한다"면서 "특히 신흥시장에서 그 중요성은 더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도 자본 시장과 함께 놀라운 성장을 거듭해 이제는 세계에서 경제 규모가 16번째로 큰 국가가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번 회의에는 러시아 중앙은행과 자메이카 금융감독위원회가 다자간 양해각서(MMoU·Multilateral Memorandum of Understanding) 정식 조인국이 되기 위해 특별초청을 받기도 했다.
IOSCO는 현재 신흥국 시장의 역량 강화를 위해 지역별 훈련 허브센터를 설치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국제 금융감독기구의 수장이지만, 30년 동안 은행에서 근무했다는 메드크래프트 의장은 '시장'으로 말을 맺었다.
그는 "자본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강화하고자 하는 감독 당국의 의지가중요하다"며 "신뢰가 없다면 자본시장은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본연의 역할을 할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혁신과 창조성을 통해 엄청난 성장을 이루고, 이제는 자본시장의 모범 사례가 된 한국이 이사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IOSCO는 이번 이사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오는 20일 발표할 예정이다.
김학균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우리나라가 이사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며 "국내 금융사가 해외 진출하는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ogog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