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빌려 투자'…대차거래 잔고 '사상최고'

입력 2015-02-03 04:09
주가하락 점치는 투자자 많다는 뜻코스피·코스닥, 50조1천억원 돌파



주식 대차거래 잔고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부진했던 코스피 시장은 물론이고 랠리를 보인 코스닥시장 내 대차잔고도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의 대차거래 잔고 합계는 지난달 말 기준 50조1천54억원으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대차거래 잔고 수량도 18억1천707만주로 역대 가장 많다.



시장별 대차거래 잔고는 코스피가 43조1천328억원, 코스닥이 6조9천726억원으로각각 최고치다.



코스피의 종목별 대차잔고는 삼성전자가 6조1천767억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중공업[009540] 1조1천964억원, 포스코[005490] 1조1천722억원, SK하이닉스[000660] 1조1천204억원 등으로, 1조원을 넘는대형주가 4개 종목이다. 다음은 ▲ 현대자동차[005380] 9천104억원 ▲ 코덱스200 7천634억원 ▲ 호텔신라[008770] 6천671억원 ▲ 대우조선해양[042660] 6천596억원 ▲ 신한금융지주 6천481억원 ▲ 아모레퍼시픽[090430]6천186억원 등의 순이다.



코스닥시장에선 다음카카오[035720]가 9천85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셀트리온[068270] 6천848억원, 파라다이스[034230] 2천690억원, 컴투스[078340] 2천362억원, 서울반도체[046890] 2천351억원 등 순으로 많다. 이오테크닉스[039030](1천316억원)와 게임빌[063080](1천106억원), 에스엠[041510](1천31억원) 등의 대차거래 잔고도 1천억원을 웃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 보유한 기관투자가가 주식이 필요한 다른 투자자에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한 투자자는 주식을 빌려 매도(공매도)한 후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다시 '매수'해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올린다.



때문에 대차잔고가 늘어난다는 것은 주가의 하락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대차거래 잔고 물량이 모두 공매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대차거래에 나선 투자자들의 상당수가 주가가 추가 상승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수의 투자자들이 코스피에 대해선 여전히 박스권을 뚫지 못할 것으로 본다는것이다. 또 최근 상승세를 보인 코스닥시장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이 주가 수준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에서 대차잔고가 늘어나는것은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다"라며 "최근 상승세를 보인 코스닥시장의 대차거래 잔고가 늘어나는 것은 현 주가 수준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대차거래 잔고는 증가추세가 꺾일 때까지는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차거래 잔고에서 공매도 물량이 집중적으로 나오면 지수 하락을 부채질할 수있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자들이 공매도 물량을 상환하기 위해 주식 매수에 나서는것은 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1월 효과로 상승세를 보인 코스닥과 중·소형주는 연말에 유입된 배당 투자 매수 물량이 빠져나가면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대차잔고 증가에도 코스닥이 강세를 보이는것은 최근 매수세가 더 강하기 때문"이라며 "다만, 연말 배당 투자 수요가 빠져나가면 코스닥과 중·소형주 강세 현상은 시들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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