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저수준의 금리와 증시 부진 등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으로 몰려들었다. ETF 시장은순자산총액이 20조원을 돌파하면서, 투자상품의 강자로 군림해온 주식형펀드 시장을위협하고 있다.
◇ 'ETF 20조원대' 안착…지속 성장중 2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이 21일종가 기준 20조4천7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ETF(Exchange Traded Fund)는 코스피200 등의 지수를 추종하는 지수연계형 펀드로 2002년 도입됐다. 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다.
ETF는 감소세로 돌아선 주식형펀드와 달리 2002년 도입 후 꾸준히 성장세를 달리면서 처음으로 순자산총액 20조원대에 안착했다. 순자산총액은 작년 12월 23일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서고선 등락을 보이다가 21일 최대 기록을 세웠다.
작년 한해 ETF 시장은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국내 증시가 답답한 박스권에 갇혀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면서 국내 지수형 ETF는 시들했으나 고공 행진을 해온 해외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큰 인기를 끌면서 시중 자금을 빨아들였다.
ETF 시장은 국내뿐 아니라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에 전 세계 ETF시장에 순유입된 금액은 3천383억 달러로 2008년 2천722억달러를 웃도는 사상 최대 규모다. 미국 외에 유럽과 아시아권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들고 기관투자가들도 가세하면서 ETF 시장이 팽창했다. 유동성과 세금감면 혜택이 ETF의 매력으로 꼽힌다.
이용국 거래소 증권상품시장부장은 "중국과 일본 등 해외지수형 ETF가 최근 들어 수익을 내자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며 "국내지수형 ETF도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자금이 들어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삼성자산운용 첫 11조원 돌파…ETF시장 절반 차지 국내 ETF시장에선 삼성자산운용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ETF 제공업체별 순자산총액은 20일 기준으로 삼성자산운용이 11조208억원으로시장의 54.05%를 점유하고 있다. 삼성의 순자산총액은 최근 처음으로 11조원대로 진입했다. 이는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 3조7천833억원(18.55%)과 비교해 3배에 육박한다.
이어 한국투신운용 1조4천380억원(7.05%)과 KB자산운용 1조1천317억원(5.55%),교보악사자산운용 1조997억원(5.39%) 등의 ETF 순자산총액도 1조원을 넘는다.
국내 ETF 종목 수는 173개로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많다. 거래 비중은 개인이 32.0%로 가장 높고 기관투자가(25.4%)와 외국인(24.1%) 비중도 높아지는 추세다.
ETF 시장에선 삼성자산의 KODEX200과 미래에셋의 TIGER200, 한국운용의 KINDEX200[105190] 등 상품이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 상품은 모두 코스피200 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도록 설계됐다. KODEX200의 순자산 규모가 4조9천억원으로 ETF중 가장 크다.
또 KODEX레버리지와 TIGER레버리지는 일일 시장 수익률의 배로 움직여,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 KODEX레버리지의 하루평균 거래량은 2천만∼3천만주에 이른다.
작년 4분기 자금 유출입을 보면 코스피200 추종 ETF에 1조8천500억원의 자금이들어왔고 레버리지 ETF에도 8천5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됐다. 이 기간 종목별자금 유입액은 KODEX200(9천2억원)과 KODEX레버리지(8천516억원), TIGER200(4천60억원) 등 순이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중국관련 지수와 연계된 TIGER 합성-차이나A레버리지(99.59%)와 KODEX CHINA A50[169950](58.25%), Kstar CSI100(55.31%) 등 순으로 높다. 해외 지수형 ETF로는 미국 바이오업종에 투자하는 KODEX합성미국바이오와 중국본토CSI300 지수를 추종하는 TIGER차이나A300, KINDEX 중국본토CSI300 등의 상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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