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형펀드 못 뜨자 '자투리펀드' 급증>

입력 2015-01-14 04:07
근로자재산형성저축펀드(재형펀드) 등 세제 혜택 펀드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국내 펀드시장에서 설정액 50억원 미만의 '자투리펀드' 수가 급증했다.



1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펀드(ELF) 등을제외하고 설정 1년 이상 지나도록 설정액 50억원을 넘지 못한 펀드 수는 2011년 말1천198개, 2012년 말 1천151개, 2013년 말 1천186개로 해마다 30∼40개 수준으로 증감했다.



그러나 9일 현재는 1천287개로 지난 1년여간 101개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가한 자투리 펀드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해 3월부터 시장에 쏟아진 재형펀드다.



현재 설정액 50억원을 넘지 못하는 펀드 1천287개 가운데 66개는 재형펀드이고그 66개 가운데 54개는 설정액이 10억원도 넘지 못했다.



설정액 50억원을 넘는 것은 '한국밸류10년투자재형(채혼)'(92억원), 'KB재형밸류포커스30자(채혼)'(535억원) 2개로, 재형펀드 68개의 모든 설정액을 합쳐봐야 1천39억원 수준이다.



그 밖에 출시 이후 1∼2년이 지난 새내기 펀드 119개가 자금을 모으지 못하고대거 자투리 펀드가 돼 침체한 펀드 시장의 현실을 드러냈다.



이에 더해 설정 후 1년이 되지 않아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 중에서 출시 후 10개월간 수십억원도 모이지 않은 펀드가 수두룩해 앞으로자투리펀드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소장펀드 60개 중 54개가 지난 9일까지 운용 설정액 50억원을 넘기지 못했다.



자투리펀드는 규모가 지나치게 작아 펀드의 특성을 살리기 어렵고 관리도 소홀해지기 쉬워 운용 효율성이 떨어지는 만큼 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재형펀드나 소장펀드 등 '세테크' 펀드들은 운용사가 운용하는 다른 대형 펀드를 복제한 형태가 대부분이므로 다른 자투리펀드만큼 운용사들의 운용역량에 부담을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세제 혜택을 통해 서민과 중산층의 재산 형성을 돕고 자본시장을 활성화한다는 도입 취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지적된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재형펀드나 소장펀드 등은 모펀드를 닮은 형태라 규모가 작다고 해서 운용상 큰 제약은 없다"며 "하지만 펀드시장에 돈줄이 뚝 끊긴 최근모습을 대표적으로 반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