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신동빈, 한국 롯데그룹서 '불편한 동거'>

입력 2015-01-14 04:05
신동주, 호텔롯데·롯데알미늄 등서 등기이사



롯데그룹의 후계 구도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이 한국 롯데그룹 내 일부 계열사의 이사직을 유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의 임원직은 모두 잃었지만, 롯데그룹에서 완전히떠난 것은 아니다. 그는 현재까지 한국 롯데그룹 일부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기 때문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신 전 부회장이 등기임원인 계열사에서는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등기이사를 맡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한국 롯데그룹의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등기이사다. 임기는 내년 3월까지이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의 회장이지만 등기이사는 아니다.



신 전 부회장은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롯데건설의 등기이사에도 올라 있다.



반면 신동빈 회장은 롯데건설에서도 회장 직위를 갖고 있으나 등기임원은 아니다.



롯데알미늄의 경우 신 전 부회장이 올해 6월 임기 만료인 등기임원으로 있으나,신동빈 회장은 직책이 없다.



부산롯데호텔에서도 신 전 부회장은 부회장이자 임기가 내년 6월까지인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으나, 신동빈 회장은 직책을 맡고 있지 않다.



이처럼 신 전 부회장은 일부 국내 롯데 계열사들의 임원직을 유지하고 있으나상황에 따라 이사직에서 해임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까지 재계와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 롯데그룹의 승계 작업이 신동빈 회장쪽으로 기울었다는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한국 롯데의 비상장계열사이사를 맡고 있다고 해도 언제든지 이사회에서 해임절차를 밟을 수 있다"며 "신격호롯데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차남인 신동빈 회장에게몰아주면 승계작업은 끝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롯데가의 승계 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그룹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비상장사들의 지분구도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롯데알미늄이나 대홍기획, 롯데장학재단 등의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신 총괄회장이 누구에게 더 많이 주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승계의 핵심으로 지목된 '광윤사'도 비상장사로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기업이다. 이 회사는 일본 내 포장재 관련 회사로, 지주회사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22% 보유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 순환출자의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의 지분을 19%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롯데가의 승계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광윤사의 지분 50%를 누구에게넘기느냐에 달렸다.



이와 관련 롯데 등 국내 재벌들의 지배구조와 경영권 승계 과정이 2∼3세로 넘어가면서 한층 투명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국내 재벌 시스템이 2∼3세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국내외 환경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다수의 재벌그룹에서부작용과 이상 징후가 우후죽순처럼 표출되고 있다"며 "각 그룹은 환경변화를 철저히 분석하면서 심사숙고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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