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선진국 성장률 전망치 올리고 신흥국은 내려
내년 세계 경제는 미국 등 선진국 중심으로 살아나겠지만 신흥국에는 경기 회복의 온기가 전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선진국보다는 신흥국 수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한국 경제에 부정적으로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작년 초 선진국의 올해 성장률을 2.2%로 예상했다. 최근발표한 내년 선진국 성장률 전망치는 이보다 높은 2.3%다.
반면에 같은 시점 전망한 신흥국 성장률은 올해 5.9%에서 내년 5.0%로 0.9%포인트 내려갔다.
선진국 경제 전망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신흥국은 반대 흐름을 보이는 것이다.
29일 현대증권에 따르면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부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6년까지 7년간 주요 교역국 가운데 한국의 수출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국가는러시아(712%)였다.
이어 중국(407%), 인도(306%), 멕시코(211%), 베트남(171%)이 뒤를 이었다. 수출액 증가율 10위권에는 이탈리아, 태국, 독일, 스페인, 캐나다 등이 포함됐다.
이들 10개국이 세계 국내총생산(GDP) 합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85%였다.
그러나 2006년부터 7년 뒤인 2013년까지 한국의 수출액이 많이 증가한 주요 교역국 10개국 GDP 합계는 19.25%로 떨어졌다.
2006년 이후 수출액이 증가한 상위 10개국은 베트남(437%), 브라질(216%), 사우디아라비아(196%), 인도네시아(137%), 싱가포르(134%)를 비롯해 필리핀, 러시아, 중국, 인도, 호주 등이었다.
수출 비중이 증가한 국가들의 GDP 규모가 줄었다는 것은 선진국으로의 수출이둔화하고 신흥국 비중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나중혁 현대증권 연구원은 "2006년 한국 수출은 경제규모가 큰 선진국과 발전속도가 가파른 신흥국에 골고루 퍼져 있었지만 최근에는 선진국에서의 활동에 눈에띄게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강력한 경기부양책과 환율전쟁에서 드러난 것처럼 선진국들의 자국 이기주의는 심화되는 추세다. 신흥국들은 내년에도 불안한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수출의 중심이 신흥국으로 쏠린 한국 경제의 성장에 한계가 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중혁 연구원은 "선진국에 유리한 국제경제 환경에서 한국 경제의 기반이 점차약화되고 있다"며 "선진국 시장 확보와 대외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부와 한국은행의적극적인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외 환경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내수 침체도 걸림돌이다.
가계부채가 높은 상황에서 소비 회복이 더디고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철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강력한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고령화와 가계부채 문제로 인한 구조적인 내수 부진, 엔저와 중국 기업 부상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경쟁력 상실 등으로 저성장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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