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국내 채권시장은내년 점진적인 금리 상승을 맞딱뜨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글로벌 경기가 당초 기대와 달리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전 세계적으로저금리 기조가 이어졌다.
국내에서도 한국은행의 잇단 인하로 기준금리는 2.00%까지 내려갔고 그에 맞춰시장 금리도 내리막길을 달렸다.
내년에도 글로벌 경제가 현저하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히 작지만, 올해보다는 양호할 것이며 미국이 그 선두에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정책금리 인상에 나서면 국내 시장 금리는 1분기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다가 금리 인상 관측을 선반영해 2분기부터 점차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한은이 내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상당수 전문가가 기준금리가 내년 초 1차례 더 인하돼 1.75%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후에는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져 올해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연 2.
073%까지 내려간 시장 금리는 내년 하반기 2.30∼2.50%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점쳐지고 있다.
◇ 윤여삼 KDB대우증권 채권팀장 시장에서 내다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시점은 내년 중반이다. 우리도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크다고 보지만, 아직 신중론이 남아 있어 9∼10월 정도로 예상한다. 미국 금리 인상은 그 속도와 강도가 중요하다. 예전처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급하게 올리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금리 인상 이후 글로벌 금리가 오르는 과정에서 우리가 빠진다고 보지는않는다. 그러나 그 이벤트로만 급하게 올라가기도 어려울 것이다. 우리 금리는 우리사정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올해보다 한국 경기가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경제에 구조적인 문제가있고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최근 구조개혁을 강조했다. 한국의 통화정책 완화를 둘러싼 논란이 많지만, 경제 여건이 여전히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저금리 기조가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 금리의 바닥은 1분기로 본다. 기준금리 1차례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뜻이다. 그러나 미국이 긴축으로 돌아서고 금리가 오르면 우리만 반대로 갈 수는 없을 것이다. 1분기 바닥을 형성한 이후에는 점차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본다.
시장 수급 상황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절대 금리 수준이 낮아진 데대해 수요자들의 적응 과정도 필요하고 국내 채권으로는 투자에 답이 없다는 인식도있다. 그렇다고 기관이 해외 투자를 무조건 늘릴 환경은 아니다. 시장에서 공급 부족 현상은 내년에도 지속할 것이다.
◇ 신홍섭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 내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1분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조금더 커졌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저물가 환경이 지속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리가 계속 내려가는 구조는 아니다. 정부가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더라도 펌프질을 한 번 더 하겠다는 정도의 뜻일 것이다. 시장 금리는 1분기에는 안정적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FOMC의 12월 정례회의 결과에서 보듯이 미국 정책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6월로보고 있다. 유로존 경기 침체 우려도 완화했고 글로벌 경기도 2분기부터는 좋아질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 경제도 무난하게 갈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3%대 중후반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가는 여전히 낮을 것이고 국내 경기도 지지부진할수 있지만,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2분기부터 국내외 경기 회복이 나타나고 미국이 정책금리를 인상하면 국내 시장금리도 2분기부터는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채권시장 수급은 양호하게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공급 쪽으로는 공기업부채 감축으로 공사채 발행에 제한 요인이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여전히 보험사 수요가 견조하다. 양호한 수급은 장기 금리의 상승을 제한할 것이다.
◇ 신얼 현대증권 연구원 시장 금리는 내년 상반기에 바닥을 다질 것이다. 미국 FOMC에서 이번 12월 정례회의보다 더 명확한 시그널을 내놓은 이후 시장 금리가 상승세로 접어들 것이다. 우리는 아직 FOMC의 내년 3분기 금리 인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출구전략이 본격화하더라도 우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수 있다. 국내외 정책뿐 아니라 국내 경기, 채권 수급 등 여건이 국내 채권시장에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 중국 인민은행, 그리고 우리 한국은행의 선제적대응 가능성이 있다. 내년은 세계 주요국간 정책이 차별화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 정책의 영향력이 분산될 수 있다.
국내 경기의 회복 속도와 강도가 미약할 수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국고채 발행액이 사상 최대인 것은 맞지만, 순 발행액 증가율이 하향세로 꺾였으므로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다. 특수채 시장에서 지방채가 정부 정책에 따라 갈리겠으나 전반적인수급이 타이트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1분기 한 차례 더 단행되고 2분기 이후에는 금리 인하사이클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면 인하 기대감이 사라져 시장 금리에 상승압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시장 강세 요인이 있으므로 약세장으로 전환하더라도 제한적인 금리 상승에 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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