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주식시장에 악재투성이다.
미국의 소비 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의 매출이 부진하더니 국제유가가 바닥을모른 채 곤두박질하고 그리스 정정불안까지 가세했다.
산타클로스 맞이에 들떠 있던 주식시장은 그야말로 '멘붕' 상태다.
지난 12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79%,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500 지수는 1.62%, 나스닥 종합지수는 1.16% 급락했다. 7주 연속 상승세를 마감한다우지수의 지난 한 주간 낙폭은 3.8%로 2011년 11월 이래 가장 컸다.
같은 날 유럽 주요국 지수는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영국 FTSE 100 지수가 2.49%, 독일 DAX 30지수가 2.72%, 프랑스 CAC 40 지수가 2.77% 급락했다.
멈출 줄 모르는 국제유가 폭락세의 영향이 가장 컸다. 지난 한 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는 10% 안팎씩 하락했다. WTI는 60달러 선까지 무너져내렸다.
공급이 줄지 않는 상황에서 수요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와서다. 글로벌디플레이션 우려에 경고등이 켜졌고 러시아·멕시코 같은 석유수출 신흥국 경제에대한 우려까지 맞물렸다.
시장 변동성도 커지는 모습이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변동성지수(VIX)는 지난주에만 80%가량 뛰었다.
코스피 역시 1,920선까지 밀려나 있다. 그간 고공행진 끝에 조정을 받는 뉴욕증시와 달리, 코스피는 부진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다 주저앉는 모습이어서 안타깝기만 하다.
15일 국내 주식시장도 이런 지난주말 상황의 연장선에 있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경우 상승추세선을 이탈했기에 추가적인 조정이 예상된다. 1,900선이 1차 지지선이며 단기적으로 1,880~1,950에서의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스닥 밴드로는 520~545를 전망했다.
수급도 좋지 않다. 외국인은 지난주 코스피시장에서 7천500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다시 '팔자'로 돌아섰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위험자산 회피현상이 두드러지는 양상과 같은 흐름이다.
일본 연립여당이 지난 14일 총선(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결과가 시장에 어떤영향을 미칠지도 주목할 대목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독주에 힘이 실리면서 엔저 가속화 전망과 함께 환율 변수가 다시 부각할 수 있어서다.
제일모직 상장(18일)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16~17일) 등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관망세가 커질 수도 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일시적 쏠림과 되돌림, 불확실한 가격변수에휘둘리지 말고 유가 하락이 주는 긍정적 효과를 믿고 전략을 짤 때"라며 "이번 조정기간을 대형 수출 소비재를 사는 기회로 삼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실제 대형 수출 소비재에 해당하는 IT나 자동차는 유가 하락과 함께 원·달러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업종이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영업환경으로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고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운송·유틸리티가 관심대상"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연말 변동성을 활용해 지배구조 관련주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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