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10% 이상 감축, 지점 통폐합
2014년은 증권업계에서 잊을 수 없는 '빙하기'로 기록될 것이다.
1990년대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못지않은 엄혹한 시련을 겪었기때문이다.
증시가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은행.보험 등 다른 금융업종에 비해 혹독한 구조조정에 직면했다.
결국 인원 감축과 지점 통폐합 등 '제살 깎기'로 '버티기'에 나선 것이다.
삼성, 현대 등 대형 증권사들이 올해초부터 잇따라 인원 감축에 나서면서 지난9월말 증권사 임직원 수는 3만7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의 4만1천명에 비해 4천여명 감소했다. 1년만에 임직원의 10% 이상이 사라진 것이다.
은행과 보험업계가 각각 2천500명, 300명 직원 수가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특히 증권업계의 꽃으로 불리던 '애널리스트(연구원)'들은 1천100명 수준으로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으로 줄었다.
일부 대형 증권사들에서 2차 구조조정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들도최근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최근에는 IBK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이 '희망퇴직'을 공고, 업계가 다시 술렁이고 있다.
'고연봉'으로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증권맨들이 이제는 안타까움의 대상으로 전락한 셈이다.
영업성과가 부진해지자 영업점 통.폐합 바람도 일고 있다. 1년 사이 증권사 영업점은 100여개 이상 없어졌다.
폐업하거나 인수합병하는 증권사가 속출하면서 증권사 수가 60개 밑으로 떨어질전망이다.
올해 3월 애플투자증권이 자진폐업한데 이어 지난 10월엔 두산[000150]계열사인BNG투자증권과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옵션 주문 실수로 거액 손실을 본 한맥투자증권은 파산 가능성이 있다.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은 합병했고, 메리츠종금증권은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했다. 현대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 리딩투자증권은 매물로 나온 상태다.
구조조정에 대한 반작용으로 생존권을 지키려는 증권맨들은 노조 설립에 나섰다.
창업 이래 '무노조 경영'을 해온 대신증권에 노조가 만들어진 것을 비롯해 LIG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HMC투자증권에도 노조가 들어섰다.
하반기 들어 증권사들의 이익은 증가했고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업황이나 수익구조 개선을 통한 것이라기보다는 증권맨들의 눈물을 기반으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증시가 침체의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고, 매매수수료에 의존하는 취약한 수익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증권업계의 한파는 내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chu@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