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국내 증시가 첩첩산중에 갇혔다.
그리스의 정치적 혼란으로 유로존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유가는 연일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총선도 사흘 앞으로 다가와 오랫동안 코스피를 억눌러온 아베노믹스가 그성패와는 별개로 향후 지속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러시아 금융불안, 중국 유동성 리스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매파적 태도에 대한 관측 등 증시에 부정적 재료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11일 오전 장중 코스피는 이런저런 대외 악재 속에 간밤 미국과 유럽 증시의 뒤를 이어 1,920선까지 밀렸다.
이날 하락 마감한다면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게 된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는 10월 29일 이래로 1,930선을 지켜 왔다.
먼저 그리스에서는 기존 구제금융 질서를 거부하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집권 가능성이 크다.
다른 유럽 재정위기 국가들의 동향이 안정적이므로 예전처럼 유로존 전반을 뒤흔들 사태는 아니지만, 금융시장에 압박 요인은 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의 실패가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의 리더십에 결정적인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유럽 금융시장 전역에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아베노믹스의 효과에 대한 의문이증폭했음에도 딱히 다른 대안이 없다는 여론에 힘입어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영원 팀장은 이럴 경우 "엔화 약세가 추가 동력을 확보해 한국시장에 부담이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셰일 에너지 증가와 산유국 감산 합의 실패, 예측 수요 하락세에 따른 유가 하락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는 흐름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원유 수입국인 우리나라 경제에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지만, 환율 변동성과 세계경기 부진 관측이 커진다는 측면에서 증시에는 압박 요인이다.
백윤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고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및 환율에 대한 변동성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급격한 유가 하락은 증시뿐 아니라 국내 경제에 불확실성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유가 하락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러시아의 금융불안도 금융시장에는 부정적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 증시의 폭등세에 가려 크게 부각되지 않은 중국 금융시장의 과열 리스크에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석중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9일 중국 당국의 과잉 유동성 흡수 정책에따른 상하이 증시 폭락과 관련해 "중국의 이날 회사채 금리와 신용스프레드 지표가급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에 유동성 경색이 올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면서도 "금리 자유화에대한 잡음과 부동산 개발업체의 부실, 지방정부 부채 문제가 존재할 때의 유동성 창출 제한은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는 충분할 수 있다"고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이에 더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6∼17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저금리가 지속되는 기간인 '상당 기간'이라는 표현을 삭제할 것이라는 관측도커지고 있다.
천정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양호한 경제 지표를 근거로 논란이 많았던상당 기간 문구를 삭제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연준이 더 매파적인 자세를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낮아진 시장 변동성으로 응축된 시장 에너지가 부정적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시점으로, 차익 시현을 빌미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할만한 다수의 재료들이 포진해 있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chero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