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경기부양 의지가 주식시장에 훈풍을 일으켰다.
드라기 총재는 6일 ECB 통화정책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정책위원회는 필요하다면 비전통적 조치들을 추가로 사용하는 것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ECB는 이미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가동하고 커버드본드를 사들인데 이어자산담보증권(ABS) 매입을 추진중인데, 여기에 더해 양적완화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독일 DAX 30 지수가 0.66% 뛴 것을 비롯해 프랑스 CAC 40 지수가 0.46%,영국 FTSE 100 지수가 0.18% 상승했다.
뉴욕증시에서도 3대 지수가 일제히 올랐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 푸어스 500 지수는 각각 0.40%, 0.38%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미국 고용시장의 회복세도 힘을 보탰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7만8천건으로 전 주보다 1만건 줄어들며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특히 4주 이동평균 청구 건수는 27만9천 건으로 2000년 4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7일 국내 주식시장에도 이런 선진국의 온기가 전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물론 엔화가 달러당 115엔선을 상향돌파하며 엔저 부담은 심해졌다.
전날 드라기 발언도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며 유로화 가치는 유로당 1.24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 달러당 1,083.8원에 마감한 원화 환율도 이날 상승할전망이다. 간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94.5원에최종 호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시장에선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의 발언에 주목한다. 주 차관은 전날국회에서 "엔화와 원화가 동조화해서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화 가치가 하락하는 만큼 원화 가치도 떨어지도록 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 발언에 원화 환율이 장중 달러당 1,096.8원까지 치솟아 연중 최고치(1,089.9원)를 깰 정도로 외환시장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결과적으로 엔저에 대한 시장의 시각 변화를 몰고 올 만한 발언이었다. 엔화가치 하락 속도에 맞춰 원화 가치도 떨어진다면 대형 수출주에 환차익을 키워 이익을늘려주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코스피가 하락 사흘 만에 전날 반등에 성공한 데도 이 발언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엔저 피해주'로 꼽히는 현대차[005380](4.97%)와 기아차[000270](6.90%)가 전날 급반등한 것을 비롯해 대형 수출주들이 오랜만에 동반 약진했다.
이날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그럼에도 원·달러 환율 상승은 단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겐 부담이고, 수급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 외국인은 이번주 들어 나흘 연속 순매도로 일관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원화 가치의 하향 안정세나 엔화 약세 속도가진정될 경우 가격메리트에 바탕을 둔 수출주의 반등시도가 언제든지 전개될 수 있는상황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rinc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