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들 "국내 증권업 경쟁력, 선진국의 60%"

입력 2014-10-21 11:29
금투협-KDI 심포지엄…"규제·수익구조 탓에 저수익 직면"



고령화·저성장 기조의 심화로 국내 자산의 수익률이 악화하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 내에서 규제 완화와 효율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금융투자협회와 KDI가 공동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금융투자업계가 만성적인 저수익성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구 연구위원은 "지난해 국내 증권회사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0.6%를기록했다"며 "최근 미국과 일본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2009년 이후 하락 추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KDI가 34개 증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이 매긴 우리 증권산업의 경쟁력은 평균 59점으로, 미국·영국 등 금융 선진국의 60% 정도 수준으로 평가됐다.



그 원인에 대한 질문에는 증권업에 대한 규제(52.5%) 때문이라고 응답이 가장많았으며, 국내시장 중심의 단순한 수익구조(39.4%)가 그다음으로 지목됐다.



구 연구위원은 "수익구조 중 위탁매매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기 때문에 주식시장변동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되고 있으며, 국내 시장에만 영업이 집중돼 있다 보니 만성적인 저수익성 위험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려움에 직면한 금융투자산업이 발전하려면 감독기관의 시장친화적 규제와 중장기적 관점의 평가가 필요하다"며 "대형사를 중심으로 한 해외진출도 검토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준경 KDI 원장도 기조연설을 통해 "지난해 금융산업 전체의 당기순이익 중 증권업과 자산운용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불과하다"며 금융투자업의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김 원장은 "금융투자 산업의 실적 악화는 비단 금융투자업계 자체의 부실한 경영능력뿐만 아니라 금융투자업에 대한 공정한 규제 및 경쟁체제가 확립되지못햇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고령화에 따른 다양한 위험 선호를 가진 금융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위해 금융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외환거래 규정 완화, 금융참여자 간 분쟁관련 제도의 개선 등을 주장했다.



KDI와 금융투자협회는 성장 둔화의 덫에 빠진 국내 금융투자업계에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종훈 KDI 연구위원은 "사적연금 활성화는 노후소득 보장, 재정부담 완화, 세대 간 소득배분 효율화 등을 위해 반드시 선결돼야 할 과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금융투자업계의 노력이 더 시급하다는 목소리도나왔다.



축사에 나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금융투자상품의 불완전 판매와 영업에 대한 문제점이 끊임없이 지적되는 상황"이라며 "회계 투명성, 신용평가 객관성 제고 등을 위한 노력이 함께 나타나야 한다"고 말했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