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투자전략> 꿈틀거리는 미국 양적완화 연장론

입력 2014-10-17 08:57
간밤 주요국 시장에선 다양한 신호가 나왔다.



미국부터 보면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제임스 불라드 총재가 양적완화 종료 시점을 연기해야 한다는 발언이 눈에 띈다. 유럽의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이 미국으로 번지고 있다며 양적완화를 잠시 멈추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그간 150억달러 수준까지 줄여온 자산매입을통한 제3차 양적완화를 종료할 것이란 예상을 뒤집는 것이어서 시장엔 호재였다. 특히 '매파'로 분류되던 그의 성향에 비춰볼 때 의외로 여겨졌다.



일각에선 그가 올해 FOMC 투표권이 없다는 점에서 발언의 의미를 평가절하하는분석도 있었지만 뉴욕증시는 그의 발언 이후 반등했다.



미국의 경제지표도 좋았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는 26만4천건으로 시장 예측치를 밑돈 것은 물론 2000년 4월 이후 가장 적었다. 9월 산업생산도 전월보다 1.0% 늘며 예상치(0.4%)를 웃돌았다. 2012년 11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결과적으로 전날 소매판매 등 세 가지 경제지표의 부진에 증시가 추락했던 것과180도 달라진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런 호재에도 장 마감 때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15% 하락했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강보합에 그쳤다.



유럽 증시에선 여전히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지배했다. 유로존의 9월 소비자물가 확정치가 연율 0.3% 상승에 그쳐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남유럽 재정위기의 진원이었던 그리스는 정정 불안에다가 다시 불거진 재무 건전성 우려로 신음했다. 최근 피치가 유럽중앙은행(ECB)의 스트레스테스트에서 그리스 은행들이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경고 이후 위기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에 대한 지원 의지를 강조했는데도 시장의 불안감을지우진 못했다. 독일이 강보합세를 보인 반면 영국과 프랑스 주요지수는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이처럼 대외적으로 호재와 악재가 교차하는 국면이어서 17일 국내 주식시장에선그간 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가능할지, 아니면 하락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코스피는 전날 1,910선을 밑돌기도 했지만 낙폭을 줄이며 1,920선에 육박했다.



주목할 대목은 달러 강세가 주춤해진데 따른 외국인의 움직임이다. 외국인은전날 코스피시장에서 211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열흘째 '팔자'였지만 그 강도는현저히 약화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에 1,060원 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관측이 대두된데 이어 양적완화 종료 시점까지 늦출 필요성이 제기된 상황이 외국인의 투자심리에 어떤 영향을미칠지 주목된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급부상하고 있지만 각국의 발빠른 대응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급격한 심리 위축국면은 서서히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당분간은 내수주와 배당주 중심의 매매전략을 유지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princ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